요즘 2차로 가는 술집에서는 ''김삿갓''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프리미엄급 소주를 표방하고 등장한 보해양조의 김삿갓이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김삿갓 때문에 보해양조의 주가가 올랐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지난 3월이후 5월말까지 500만병이 팔렸고 이번 6월 한달동안 다시
500만병을 팔 계획이다.

보해는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판단, 연장작업에 돌입했다.

보해양조는 발매당초에 올해 판매액을 24병들이 150만상자, (320억원)로
잡았으나 최근 인기를 바탕으로 270만상자(560억원)로 대폭 상향조정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김삿갓이 이처럼 인기를 누리는 것은 무엇보다 색다르다는 점이다.

김삿갓은 기존 소주에 비해 내용물 포장 가격 모든 면에서 획기적이다.

고구마 쌀보리 타피오카 등에서 추출한 중성주정만을 사용하는 일반
소주에 비해 김삿갓은 쌀보리만을 원료로한 곡물주정을 함께 섞었다.

이 곡물주정은 보해산업에서 "SEPR"이라는 특수용법으로 제조된 것이다.

순곡주에 한층 가까와졌으니 맛이 부드럽고 뒤끝이 깨끗할 수밖에 없다.

소주에 첨가하는 감미료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이다.

이제까지 소주의 감미료는 사카린시대, 무사카린시대를 거쳐 최근에는
올리고당이 일반소주의 감미료로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김삿갓은 새로운 감미료인 천연꿀을 사용, 소주를 감칠 맛나게
만들었다.

술취한 다음날 전통적으로 꿀물을 많이 찾는데서도 알수있듯이 꿀은
술과 잘 어울리는 소재라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포장은 언뜻 보기에 양주병을 연상할 만큼 파격적이다.

색깔이 진한 녹색인데 이는 천연벌꿀을 변질시키는 자외선을 99%차단하는
특수병이기 때문이다.

소주는 75%가 물이다.

물이 좋아야 술맛이 좋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더구나 물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져 좋은 물을 사용했다는 말을
들어야 제품도 잘팔린다.

보해는 이런 추세를 감안, 전남 장성 무공해지역의 지하 250m에서 뽑아
올린 암반수를 김삿갓의 주원료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삿갓은 프리미엄급소주인 만큼 소비자가격은 360ml 한 병에 1,400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