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슈리퍼 미 물리학회장(65)이 아태이론물리센터 개소기념학술대회에
참석키 위해 지난 2일 방한했다.

슈리퍼박사는 초전도현상을 설명하는 BCS이론을 제안, 7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세계물리학계의 거물이다.

''과학과 기술의 연계 : 과거의 역사적 교훈과 미래의 가능성''이란 주제로
4일 오후 건국대에서 강연한 슈리퍼박사를 만나 초전도현상의 미래와
교육관 등을 들어봤다.

-BCS이론은 고온초전도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약점을 갖고 있다는데.

"초전도현상이 고온에서 일어날 때의 메카니즘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초전도현상이 나타나는 임계온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 성질이나 구조에
대한 이론은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BCS이론을 바탕으로 이를 해석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캘리포니아대의 더글러스 스칼라피노교수, 프린스턴대의 P.W.앤더슨교수,
MIT의 패트릭 리교수 등이 BCS이론에 입각해 고온초전도현상을 규명할수
있는 이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초전도현상의 응용이 미칠 영향은.

"초전도현상은 극히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고 자기장 또한
0이 되는 특이한 현상을 말한다.

에너지손실이 없는 전력수송, 자기부상열차등 이 현상의 응용은 새로운
기술혁명시대의 도래를 가능케 할 것이다"

-미국의 최근 과학기술진흥 전략은.

"매우 혼란스럽다.

정부는 기초과학연구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고 있다.

민간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결과물도 확실치 않은 장기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얻을수 있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기초과학과 응용기술분야는 상호협조 해야하는데 지금은 이원화돼
따로 놀고 있는 형편이다"

-과학교육개혁에 대한 생각은.

"특히 대학교육체제가 개혁되어야 한다.

광범위한 교육을 기본으로 깊이 있는 연구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분야의 연구에만 몰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접학문은 물론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개방형교육이
필요하다"

-아태이론물리센터의 서울유치에 대한 시각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국가의 기초연구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초기에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은 비교적 적게 들이면서도 많은 결과물을 얻을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효율적으로 연구.교육을 조직할수 있는 사람을 끌어들이는데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