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휴 패트릭 <교수>-사공일 <세계경제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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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발전의 중심이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기업들은이미 북미와 유럽기업들에게 중요한 도전자이자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경제환경변화의 물살은 빠르기만 하다.
급류를 타고 있는경제환경속에서 경제주체인 각국은 자신의 이해를
좇아 지역연대를 구성,보호막을 치는등 생존을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아.태경제협력체(APEC) 유럽연합(EU)등이
바로 그것.
최근에는이같은 지역경제블록들 사이에 다시 끼리끼리 연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세계경제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명확하다.
세계경제가 공정한 룰속에서 합리적인 경쟁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긴장관계를 상호협력의 관계로 발전해 나가도록 해법을 찾는 것.
특히 급변하는 세계경제환경속에서 한국의 자리찾기도 어느때 보다
중요시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미컬럼비아대
휴 패트릭교수는 "APEC은 자칫 지역주의(Regionalism)로 흘러 세계자유
무역을 지향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신에 어긋날 수 있다"며 "한국이
APEC내에서 역내 회원국의 이해를 조율해 나가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시아경제는 높은 저축률과 풍부한 고급인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갈 것"이며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경제가
상호호혜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간다면 윈-윈(Win-Win)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전망했다.
세계경제연구원 사공일이사장이 휴 패트릭교수를 만나 아/태지역을 중심
으로한 세계경제 기류변화와 대응방안을 들어 보았다.
====================================================================
-아시아경제는 그동안 역동적인 성장을 해 왔다.
일각에서는 아시아의 급속한 경제성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만이이러한 주장을 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아시아경제의 열정이 점점 식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휴 패트릭교수 = 아시아경제에 대한 크루그만의 진단은 도발적인 면이
있다.
나는 아시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본다.
크루그만은 공장의 총생산성(total factory productivity)이란 협소한
분야만으로 아시아경제를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국가들이 첨단기술이나 경영기술등을창출할 자본축적이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만은 아시아경제의 추진력인 높은 저축률과 교육의 질에 큰 무게를
싣진 않았다.
아시아 경제성장잠재력의 핵심을 간과한 것이다.
생산성은 기술적 변화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한다.
이와관련해 아시아경제는 대단한 발전을 이룩했다.
다른경제권이 배워야 할 점이다.
-아시아경제중에서도 중국경제가 가장 큰 관심대상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전망은.
<>휴 패트릭 = 낙관적으로 본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값싼 노동력과 해외기술을 추진력으로 삼고 있다.
중국이 경제군사 정치대국으로 부각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의 정치 군사 경제를 얼마만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끄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가도에 걸림돌이 없는것도 아니다.
중국은 합리적인 경제관련법체계가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다.
중요한사업투자결정이 부실한 법체계로 지연되거나 번복되기도 한다.
또 정치적인 요소가 개입되기도 하고 관료주의적인 통제가 심하다.
이에따른 부패도 심각하다.
도시와 농촌간의 경제발전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연안지역과 내륙지역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심각한 불균형이 아닐 수 없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4백년이나 걸렸다.
세계 경제발전의 중심이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옮겨 오는데는 2백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제2의 산업혁명이 이 지역에서 꽃피울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중국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일본 오사카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서는 행동계획
(action agenda)등을 발표하는등 아.태지역국가들의 방식대로 경제협력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앞선 보고르정상회담에서는 무역자유화에
대한 역내 국가들간의 논의가 있었다.
APEC을 어떻게 보는가.
미국의 입장은.
<>휴 패트릭 = 미국은 APEC이 창설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역내협력실험의 장으로 역내협력을 통해 상호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자유무역만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역주의(regionalism)로 흐를 위험성도 있다.
이같은 위험성은 세계무역기구(WTO)란 보다 광범위한경제무역협력체를
통해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WTO가 기본적인 대화협력의장이 되야 한다.
-APEC은 다양한 역내 국가들로 이뤄져 있다.
경제발전단계도 제각각이다.
경제발전단계상 한국은 이들중 중위그룹을 대표하고 있다.
APEC내의 중재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보는데.
<>휴 패트릭 = 동감한다.
한국은 무역자유화를 위해 역내 국가들을 통합하고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역내 다른 국가들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문제제기와 더불어 특정사안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능력을 갖췄다.
한국은 유능한 경제학자와 정부관료가 많아 APEC이란 틀속에서 지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 일본이 그러한 역할을 맡는다면 여타 국가들이 불안해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커전횡할 소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호주도 한국과 비슷한 중재국 역할을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총리는 지난 91년 동아시아경제협력체(EAEC)를
구체화해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유럽연합(EU)등 역외의 지역주의에
대항해 나가자고 주창했다.
한국은 물론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AEC창설이 가능하다고 보나.
<>휴 패트릭 = EAEC창설 목적은 명확하다.
비공식협의체를 구성, 유용한 경제협력을 이끌어 내자는게 아닌가.
그것 자체만으로는 좋은 발상이다.
그러나 미국의 견지에서 EAEC창설은 딜레마 투성이일뿐이다.
먼저 마하티르총리의 주장대로라면 이 기구는 반서구기구이다.
서구차별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배타적인 반백인경제기구라는 딜레마다.
그런데 아시아는 미국의 안보우산을 받쳐 쓰길 원하지 않는가.
마하티르총리도 이점은 인정할 것이다.
만일 미국이 그러한기구창설을 주창했다면 동아시아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또 하나는 EAEC가 구성된다면 APEC은 심각한 손상을 받을 것이란 점이다.
외부지향적인 APEC과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시아.유럽회의(ASEM)는.
<>휴 패트릭 = 아시아와 유럽사이의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이다.
이를 통해 유럽이 아시아를 배우고 아시아가 유럽을 이해하는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미.일이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것처럼 유럽과도 상호협력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잠재력이 큰 동북아시아내 국가들간의 협력필요성도 중요시
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아시아개발은행(ADB)과는 별도로 미국을 참여시킨
동북아시아개발은행(NADB)을 설립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휴 패트릭 =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등이 축이 되는 동북아시아경제의
잠재력은 실로 엄청나다.
상호호혜적인 경제협력관계를 유지해 간다면 서로가 이득을 보는
윈-윈(Win-Win)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시아개발은행(NADB)설립이 되더라도 어느 국가에 얼마만큼의
자금을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의 시베리아지역등에 대한 명확한 투자규정도
필요할 것이다.
또 NADB는 대규모 자금수혈이 절실한 북한을 지원, 혼란과 붕괴를 막아
궁극적으로 개방의 길을 택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일본 미국등에도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것이다.
-일본은 최근 들어 경제규모에 걸맞는 글로벌리더십을 더욱 원하고
있는 눈치다.
반면 인근 아시아국들은 이러한 일본의 요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면도
있다.
일본이 아시아지역에 경제적으로 기여해야만 세계의 지도국자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인 것같은데.
<>휴 패트릭 = 일본은 지배하고 싶은 곳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투자지역과의 이해충돌과 상호불신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불신의 요소를 걷어낸다면 일본은 나름대로의 지도력을 발휘할만
하다고 본다.
-최근 들어 미국경제가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일본이 미국을 추격한다는불안감도 어느정도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하다.
반면 일본경제는 다소 불안하다.
거품경제가 걷히면서 일본인들은 일본경제의 장래에 대해 불안감까지
느끼고있다.
이러한 미국과 일본경제의 추세를 진단한다면.
<>휴 패트릭 = 1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국가경쟁력은 매우
허약했다.
미국인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게다가 일본의 추격도 맹렬했다.
일본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늘리는등 미국의 안방까지 넘보게 됐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태도는크게 변화됐다.
특히 정보통신 소프트웨어등 멀티미디어 디지털기술등 첨단기술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해 미국의 자신감은 더해 갔다.
인터넷은 이제 미국의 심볼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미국경제는 매크로한 측면에서 안정을 보이고있다.
미국기업들도 안정감을 가지긴 마찬가지다.
10년전부터 다운사이징등을 통해 체질을 개혁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심리적인 불안감도 초래됐다.
블루칼라근로자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중간급관리자도 해고위기를 모면할
수 없게 됐다.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부닥치는 새로운 불안감이다.
유럽 일본도 예외일 수 없다.
일본은 80년대로 들어서면서 또 하나의 경제거인으로 성장했다.
일본기업은 어떤 것도 만들어 낼수 있으며 모든 것을 구매할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90년대들어 그러한 자신감은 점차흐려졌다.
지난 5년간 일본경제는 0%에 가까운 사상최악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에 대한 투자성과도 미미했다.
일본경제는 오일쇼크등 외부변화에대해 강한 적응력을 보였으나
국내문제엔 약하다.
최근 일본경제의 침체는 내부문제로 야기된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정치한 경제운용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한국의 경제와 경제정책을 평가한다면.
<>휴 패트릭 =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금융등에 대한
정부규제를 완화하고 경제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지난 52년에 군무원으로한국에 왔을때 한국전쟁의 상흔이 너무 깊어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눈부신 경제성장을 구가해
오고 있다.
한국인들이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리=김홍열.박영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
아시아기업들은이미 북미와 유럽기업들에게 중요한 도전자이자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경제환경변화의 물살은 빠르기만 하다.
급류를 타고 있는경제환경속에서 경제주체인 각국은 자신의 이해를
좇아 지역연대를 구성,보호막을 치는등 생존을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아.태경제협력체(APEC) 유럽연합(EU)등이
바로 그것.
최근에는이같은 지역경제블록들 사이에 다시 끼리끼리 연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세계경제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명확하다.
세계경제가 공정한 룰속에서 합리적인 경쟁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긴장관계를 상호협력의 관계로 발전해 나가도록 해법을 찾는 것.
특히 급변하는 세계경제환경속에서 한국의 자리찾기도 어느때 보다
중요시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세계경제연구원의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미컬럼비아대
휴 패트릭교수는 "APEC은 자칫 지역주의(Regionalism)로 흘러 세계자유
무역을 지향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신에 어긋날 수 있다"며 "한국이
APEC내에서 역내 회원국의 이해를 조율해 나가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시아경제는 높은 저축률과 풍부한 고급인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갈 것"이며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경제가
상호호혜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간다면 윈-윈(Win-Win)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전망했다.
세계경제연구원 사공일이사장이 휴 패트릭교수를 만나 아/태지역을 중심
으로한 세계경제 기류변화와 대응방안을 들어 보았다.
====================================================================
-아시아경제는 그동안 역동적인 성장을 해 왔다.
일각에서는 아시아의 급속한 경제성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만이이러한 주장을 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아시아경제의 열정이 점점 식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휴 패트릭교수 = 아시아경제에 대한 크루그만의 진단은 도발적인 면이
있다.
나는 아시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본다.
크루그만은 공장의 총생산성(total factory productivity)이란 협소한
분야만으로 아시아경제를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국가들이 첨단기술이나 경영기술등을창출할 자본축적이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만은 아시아경제의 추진력인 높은 저축률과 교육의 질에 큰 무게를
싣진 않았다.
아시아 경제성장잠재력의 핵심을 간과한 것이다.
생산성은 기술적 변화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한다.
이와관련해 아시아경제는 대단한 발전을 이룩했다.
다른경제권이 배워야 할 점이다.
-아시아경제중에서도 중국경제가 가장 큰 관심대상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전망은.
<>휴 패트릭 = 낙관적으로 본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값싼 노동력과 해외기술을 추진력으로 삼고 있다.
중국이 경제군사 정치대국으로 부각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의 정치 군사 경제를 얼마만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끄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가도에 걸림돌이 없는것도 아니다.
중국은 합리적인 경제관련법체계가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다.
중요한사업투자결정이 부실한 법체계로 지연되거나 번복되기도 한다.
또 정치적인 요소가 개입되기도 하고 관료주의적인 통제가 심하다.
이에따른 부패도 심각하다.
도시와 농촌간의 경제발전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연안지역과 내륙지역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심각한 불균형이 아닐 수 없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4백년이나 걸렸다.
세계 경제발전의 중심이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옮겨 오는데는 2백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제2의 산업혁명이 이 지역에서 꽃피울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중국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일본 오사카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서는 행동계획
(action agenda)등을 발표하는등 아.태지역국가들의 방식대로 경제협력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앞선 보고르정상회담에서는 무역자유화에
대한 역내 국가들간의 논의가 있었다.
APEC을 어떻게 보는가.
미국의 입장은.
<>휴 패트릭 = 미국은 APEC이 창설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역내협력실험의 장으로 역내협력을 통해 상호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자유무역만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역주의(regionalism)로 흐를 위험성도 있다.
이같은 위험성은 세계무역기구(WTO)란 보다 광범위한경제무역협력체를
통해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WTO가 기본적인 대화협력의장이 되야 한다.
-APEC은 다양한 역내 국가들로 이뤄져 있다.
경제발전단계도 제각각이다.
경제발전단계상 한국은 이들중 중위그룹을 대표하고 있다.
APEC내의 중재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보는데.
<>휴 패트릭 = 동감한다.
한국은 무역자유화를 위해 역내 국가들을 통합하고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역내 다른 국가들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문제제기와 더불어 특정사안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능력을 갖췄다.
한국은 유능한 경제학자와 정부관료가 많아 APEC이란 틀속에서 지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 일본이 그러한 역할을 맡는다면 여타 국가들이 불안해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커전횡할 소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호주도 한국과 비슷한 중재국 역할을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총리는 지난 91년 동아시아경제협력체(EAEC)를
구체화해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유럽연합(EU)등 역외의 지역주의에
대항해 나가자고 주창했다.
한국은 물론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AEC창설이 가능하다고 보나.
<>휴 패트릭 = EAEC창설 목적은 명확하다.
비공식협의체를 구성, 유용한 경제협력을 이끌어 내자는게 아닌가.
그것 자체만으로는 좋은 발상이다.
그러나 미국의 견지에서 EAEC창설은 딜레마 투성이일뿐이다.
먼저 마하티르총리의 주장대로라면 이 기구는 반서구기구이다.
서구차별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배타적인 반백인경제기구라는 딜레마다.
그런데 아시아는 미국의 안보우산을 받쳐 쓰길 원하지 않는가.
마하티르총리도 이점은 인정할 것이다.
만일 미국이 그러한기구창설을 주창했다면 동아시아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또 하나는 EAEC가 구성된다면 APEC은 심각한 손상을 받을 것이란 점이다.
외부지향적인 APEC과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시아.유럽회의(ASEM)는.
<>휴 패트릭 = 아시아와 유럽사이의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이다.
이를 통해 유럽이 아시아를 배우고 아시아가 유럽을 이해하는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미.일이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것처럼 유럽과도 상호협력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잠재력이 큰 동북아시아내 국가들간의 협력필요성도 중요시
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아시아개발은행(ADB)과는 별도로 미국을 참여시킨
동북아시아개발은행(NADB)을 설립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휴 패트릭 =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등이 축이 되는 동북아시아경제의
잠재력은 실로 엄청나다.
상호호혜적인 경제협력관계를 유지해 간다면 서로가 이득을 보는
윈-윈(Win-Win)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시아개발은행(NADB)설립이 되더라도 어느 국가에 얼마만큼의
자금을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의 시베리아지역등에 대한 명확한 투자규정도
필요할 것이다.
또 NADB는 대규모 자금수혈이 절실한 북한을 지원, 혼란과 붕괴를 막아
궁극적으로 개방의 길을 택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일본 미국등에도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것이다.
-일본은 최근 들어 경제규모에 걸맞는 글로벌리더십을 더욱 원하고
있는 눈치다.
반면 인근 아시아국들은 이러한 일본의 요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면도
있다.
일본이 아시아지역에 경제적으로 기여해야만 세계의 지도국자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인 것같은데.
<>휴 패트릭 = 일본은 지배하고 싶은 곳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투자지역과의 이해충돌과 상호불신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불신의 요소를 걷어낸다면 일본은 나름대로의 지도력을 발휘할만
하다고 본다.
-최근 들어 미국경제가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일본이 미국을 추격한다는불안감도 어느정도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하다.
반면 일본경제는 다소 불안하다.
거품경제가 걷히면서 일본인들은 일본경제의 장래에 대해 불안감까지
느끼고있다.
이러한 미국과 일본경제의 추세를 진단한다면.
<>휴 패트릭 = 1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국가경쟁력은 매우
허약했다.
미국인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게다가 일본의 추격도 맹렬했다.
일본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늘리는등 미국의 안방까지 넘보게 됐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태도는크게 변화됐다.
특히 정보통신 소프트웨어등 멀티미디어 디지털기술등 첨단기술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해 미국의 자신감은 더해 갔다.
인터넷은 이제 미국의 심볼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미국경제는 매크로한 측면에서 안정을 보이고있다.
미국기업들도 안정감을 가지긴 마찬가지다.
10년전부터 다운사이징등을 통해 체질을 개혁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심리적인 불안감도 초래됐다.
블루칼라근로자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중간급관리자도 해고위기를 모면할
수 없게 됐다.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부닥치는 새로운 불안감이다.
유럽 일본도 예외일 수 없다.
일본은 80년대로 들어서면서 또 하나의 경제거인으로 성장했다.
일본기업은 어떤 것도 만들어 낼수 있으며 모든 것을 구매할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90년대들어 그러한 자신감은 점차흐려졌다.
지난 5년간 일본경제는 0%에 가까운 사상최악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에 대한 투자성과도 미미했다.
일본경제는 오일쇼크등 외부변화에대해 강한 적응력을 보였으나
국내문제엔 약하다.
최근 일본경제의 침체는 내부문제로 야기된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정치한 경제운용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한국의 경제와 경제정책을 평가한다면.
<>휴 패트릭 =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금융등에 대한
정부규제를 완화하고 경제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지난 52년에 군무원으로한국에 왔을때 한국전쟁의 상흔이 너무 깊어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눈부신 경제성장을 구가해
오고 있다.
한국인들이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리=김홍열.박영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