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치슨사의 불똥이 확산되는 것을 원천봉쇄하라"

한국이동통신(KMT)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내린 지시다.

이는 최근 일부외신과 재계일부에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기업은 선경이 아니고 홍콩의 허치슨사라는 주장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CDMA를 세계처음으로 상용화한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는
선경그룹은 "허치스불똥"이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불거져 나온 것에
대해 촉각을곤두세우고 진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은 임직원들에게 외신주장에 현혹되지말고 한국이통이 CDMA를 처음
으로 상용화했다는 점을 다시금 그룹밖의 사람들에게 주지시킬 것을 강조.

서정욱 한국이통사장도 이 이야기를 보고받고 진상을 알아보고 한국이통이
CDMA의 "1등주자"임을 홍보하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발단은 CDMA 장비생산과 운영업체들의 소식지인 CDG뉴스 3월호에
"허치슨사가 지난 1월9일부터 CDMA 시장진입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고
보도했기 때문.

선경측은 이 외신보도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먼저 한국이통이 지난 1월 3일 인천 부천에서 상용단말기로 서비스를
개시한데 비해 허치슨사는 같은달 9일에 시험용단말기를 사용한 시범서비스
를 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가입자도 지난3월말까지 허치슨사가 1만명을 확보하는 데 그친 반면
한국이통은 현재 3만1천5백명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선경측은 한국이통은 CDMA 가입대상자의 제한이 없고 전 영업장,
대리점이 동일한 기준의 비용과 요금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이통은 상용서비스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반면 허치슨사는 이에
미달하고 있어 최초의 상용화논쟁은 의미가 없다"(그룹경영기획실 L이사)는
것이다.

<이의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