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외상거래 규모가 매년 늘어나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어섰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4년에 발생한 기업의 외상매출채권(상업어음
+외상매출금)은 1백26조2천1백50억원으로 GDP 대비 사상 가장 높은 41.3%를
차지했다.

외상거래규모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상수지 흑자를 보인 88년의
23.7%에서 <>89년 26.6% <>90년 30.9% <>91년 32.6% <>93년 36.7%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 94년엔 40%대로 치솟았다.

또 기업의 매출액중 외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91년(20.3%)이래 꾸준히
증가해 94년에는 23.7%에 달했다.

외상거래가 급증세를 보이는 것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에서
경상수지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어려운 자금사정에 놓이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기에다 3저호황으로 고성장을 누린 대기업들이 급격한 임금상승을 겪게
되자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과의 하도급거래를 확대하면서 외상
거래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산업구조가 전자.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조립가공형 산업체계로
개편되면서 생산.가공과정이 다단계화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분업이
확대된 것도 기업의 외상거래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외상매출액중 어음거래 규모는 94년 경우 54조2천30억원으로 42.9%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순수신용거래로 이뤄졌다.

외상거래 증가세는 경상수지 적자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데다
기업간의 분업체제 확산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