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인간의 상품화 .. 김연조 <중앙투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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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지에서 지난 삼풍백화점 붕괴사건때 열흘이나 건물더미 속에 갇혀
있다가 구조되었던 최명석군의 또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얘기인즉슨 최군이 비교적 활기찬 모습으로 살아나와 당시 장안의 화제를
독차지하게 되었는데 이후 몇몇 기업체가 최군의 이미지를 상품화하기 위해
최군을 수차례 접촉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때 최군은 "그 분들은 나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분들은 돈 벌기만을 원하는데 나는 이러한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했다고 한다.
외지는 매스컴이 만들어내는 숱한 현대적 영웅들이,심지어는 폭력이나
범죄 또는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마저 상품화되는 미국에 비추어 볼때 최군의
이러한 몸가짐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라며, 이와 같은 동양적
가치관이 향후 전 세계에 도덕적 르네상스(Global Moral Renaissance)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런 면은 앞으로 동양으로부터
배울 점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필자는 다소 당혹스런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첫째는 우리가 한때 지상낙원처럼 여겼던 서구가 그 정신적 황폐함을
견디지 못하는 듯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데서 오는 어리둥절함 때문이요,
둘째는 지난 6.25동란 이후 경제개발 5개년계획, <><>억불 수출탑, 국민소득
1만달러 등 물량위주의 목표지향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온
것이 우리의 세대였다면 이제부터는 이런 계수적 목표는 별로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에서 오는 일종의 상실감 때문일게다.
그렇다면 우리 세대에서 보다 소중했던 계수적 목표를 떨쳐 버리고
앞으로는 삶의 고귀함을 인식하며 어떻게 그 질을 높일 수 있을지, 젊은이들
이 좋아하는 콜라와 피자를 가운데 두고 외지에서 칭찬하는 이 땅의 많은
최명석군의 얘기부터 들어보아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
있다가 구조되었던 최명석군의 또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얘기인즉슨 최군이 비교적 활기찬 모습으로 살아나와 당시 장안의 화제를
독차지하게 되었는데 이후 몇몇 기업체가 최군의 이미지를 상품화하기 위해
최군을 수차례 접촉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때 최군은 "그 분들은 나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분들은 돈 벌기만을 원하는데 나는 이러한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했다고 한다.
외지는 매스컴이 만들어내는 숱한 현대적 영웅들이,심지어는 폭력이나
범죄 또는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마저 상품화되는 미국에 비추어 볼때 최군의
이러한 몸가짐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라며, 이와 같은 동양적
가치관이 향후 전 세계에 도덕적 르네상스(Global Moral Renaissance)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런 면은 앞으로 동양으로부터
배울 점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필자는 다소 당혹스런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첫째는 우리가 한때 지상낙원처럼 여겼던 서구가 그 정신적 황폐함을
견디지 못하는 듯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데서 오는 어리둥절함 때문이요,
둘째는 지난 6.25동란 이후 경제개발 5개년계획, <><>억불 수출탑, 국민소득
1만달러 등 물량위주의 목표지향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온
것이 우리의 세대였다면 이제부터는 이런 계수적 목표는 별로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에서 오는 일종의 상실감 때문일게다.
그렇다면 우리 세대에서 보다 소중했던 계수적 목표를 떨쳐 버리고
앞으로는 삶의 고귀함을 인식하며 어떻게 그 질을 높일 수 있을지, 젊은이들
이 좋아하는 콜라와 피자를 가운데 두고 외지에서 칭찬하는 이 땅의 많은
최명석군의 얘기부터 들어보아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