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인로프와 관련된 일련의 어음부도사건이 고의냐 아니면 일상적인
금융거래에서 빚어진 사고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상호신용금고업계는 경인로프등이 어음할인을 받은 곳이 서울지역
일부금고에 집중돼 있고 최근 2-3개월사이에 회사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어음할인을 많이 받았다는 점을 들어 고의부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은행감독원등 일부에서는 이 업체들이 기존에 신용도 괜찮고
금고들과전부터 금융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일상적인 사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개요

=경인로프와 태창주택(인천소재)을 비롯한 4-5개 중소기업은 지난 2월이후
어음을 집중적으로 발행, 주고받았다.

경인로프는 지난 4월30일에 부도처리됐고 태창주택은 이보다 앞선 4월22일
이미 부도가 난 상태였다.

또 다른 어음발행처도 부도가 났거나 대표자를 찾을수 없었다.

이날까지 은행감독원이 파악한 이들 업체에 대한 금융권 대출액은
<>삼보 23억원 <>기산 14억7,000만원 <>보람 14억원 <>현대 10억원 <>동부
7억5,000만원 <>동인 2억원 <>신대한 1억8,000만원 등 신용금고만 73억원에
달한다.

한일 상업등 은행권 40억여원을 합하면 모두 110억원을 넘어섰다.

이중 대다수는 담보를 잡지 않은 신용대출이라 피해액이 상당할 것으로
은감원은 보고 있다.

그러나 당초 경인로프에 어음을 할인해준 것으로 알려진 벽산금고는
이 업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의부도 가능성

=금고업계는 김부국 경인로프사장과 장만순 태창주택상무가 처남.매제
사이로 두 업체가 밀접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주택경기침체로 태창주택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경인로프가 상당액의
자금을 지원했고 그래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고의부도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어음할인을 해준 금고들이 모두 한일은행출신들이 임원중 한명은 있다고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사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이들 금고에 대량의 어음을 할인받은 것은
부도를 내기위한 사포석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은행감독원은 "현재로서는 고의부도가
아닌 정상적인 상거래에 의한 부도 가능성이 높다"(조동일 검사제5국장)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은감원은 피해금고가 서울뿐 아니라 경인지역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고 사건조사를 확대하고 있어 고의부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