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야구를 보는 것과 같다.

타자의 타구가 적당한 높이로 쪽 뻗으면 멀리가지만 하늘 높이 뜨면
대개는 아웃으로 처리되고 땅으로 깔리면 때로는 병살까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를 주가에서 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요즈음 주가 움직임은 너무 높이 뜬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한 지난 4월12일부터 19일까지 주가는 아주 적당한
높이로 흔들림도 없이 쭉 뻗은 타구로 870에서 950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오른 50포인트는 어떤 때는 이틀만에
50포인트를 오르내리는 급한 등락세를 보여 결국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사이에 50포인트가 급히 내리는 반작용을 낳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거래는 어떻게 되었나.

상승 초기에는 6일동안 주가 상승과 거래증가가 동행했지만, 그후 8일간은
주가는 오르는데 거래는 오히려 줄었고, 그후 이틀은 다시 거래가 늘었다.

주가와 거래는 상승 국면에서 처음에는 같이 동행하다가 다음에는 반대로
움직이다가 마지막에는 다시 동행하면서 정점을 만들고 난후 거래가 줄면서
주가는 쉬게 되는 속성이 있다.

현재의 거래는 다시 줄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보면 주식시장은 당분간 움직임이 소강 상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비쳐지고 있다.

여기에는 수출 경기 후퇴조짐과 시중금리 하락세 진정 등도 가세하고 있고
여야의 정국 경색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장내에서는 증시의 큰 흐름에 덜 민감한 작고 싸고 소외된
주식을 상대로 투기거래가 나타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이제 장내 대기하고 있는 자금력과 여진을 바탕으로
불현듯 나타나는 단발성 등락장세는 가능하다고 보지만 투자자들을 열광케
하던 지난 4월의 열기로 부터는 다소 거리를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