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묘지가 3년뒤면 바닥난다.

4일 서울시 장묘사업소에 따르면 용미리 벽제 망우리 내곡리 등 4개 지역에
확보하고 있는 사용가능 묘지 1백46만3천평 가운데 1백42만2천평이 이미 사
용됐고 남은 땅은 4만1천평에 불과해 일평균 사용면적을 76평으로 계산하면
18개월후에는 더이상 매장할 수 없게 된다.

또 무연고묘지를 정리하고 자투리땅을 최대한 활용한다 해도 사용기간을 18
개월가량 연장할 따름이어서 3년후면 묘지가 고갈된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의 기존 묘지 인근에 확보해 놓
은 7만여평의 땅을 오는 3.4분기중 군부대가 이전하는대로 묘지로 조성키로
하고 관할 파주시와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파주시측이 "혐오시설을 확대하는
계획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곤경에 처해 있다.

서울시는 묘지난 해결책의 일환으로 화장한 유골 12기를 하나의 봉분에 합
장하는 형태의 한국형 납골묘를 개발, 최근 용미리 제2묘지에서 운영하기 시
작했으며 제2묘역에는 평토장 묘역을 시범적으로 조성키로 했다.

또 분묘당 점유면적을 6평에서 3평으로 줄이고 종래 1매50cm이던 봉분의 높
이를 60cm로 낮추는 등 묘지를 최대한 활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묘지난과 관련, 장묘사업소의 김경준소장은 "궁극적으로는 화장을 늘리는
도리밖에 없다"고 단언하고 "매장을 선호하는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