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미얀마(구버마)에 투자하지 마라. 자칫하다간 펩시콜라처럼 된다"

서방기업들사이에 대미얀마투자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성급히 진출했다가는 반미얀마여론으로 중도철수하는 사태에 직면할수
있기 때문이다.

구미기업들이 미얀마진출을 재고하게 된 계기는 미펩시콜라의 미얀마철수
사태.

최근 펩시콜라는 미얀마에 있는 현지합작회사의 지분을 모두 매각,
미얀마에서 철수키로 결정했다.

펩시는 지난 90년 미얀마에 합작회사를 설립한후 그동안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다.

합작회사설립 이듬해부터 영업을 시작, 영업첫해인 91년에 미얀마청량음료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이후 매년 순익을 올렸고 지난해엔 8백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경제규모도 작고 시장경제체제도 자리잡히지 않은 미얀마에서 8백만달러의
순익을 올린 것은 대단한 성공이었다.

이런 펩시콜라를 미얀마로부터 철수토록 만든것은 미국의 여론이었다.

일부 도시와 대학들은 펩시콜라가 군사독재로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펩시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이중 하버드대는 대학지정음료를 코카콜라에서 펩시콜라로 바꾸려던 계획을
번복하겠다고 으름장놓았다.

여론의 철수압력이 강해지자 펩시콜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어쩔수 없이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이로써 펩시는 여론의 압력으로 베트남에서 철수한 첫번째 미기업이 됐다.

펩시콜라의 사태를 지켜본 서방업체들은 자신들이 혹시 "제2의 펩시콜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특히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과 유럽기업들이 펩시콜라사태를 보는 눈은
예사롭지 않다.

이때문에 미얀마투자를 재고하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나타나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