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콜금리가 1일 연8.5%대로 떨어졌으며 회사채수익률도 3년만에 최저치인
연11.28%까지 내려갔다.

대부분의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돼 총선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은 금리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 금리는 안정될수 밖에 없다.

한은은 시중금리가 이처럼 급락하자 2일 만기가 되는 2조2천5백억원의 RP
(환매조건부채권) 재규제금리를 한자리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RP금리가 한자리수로 떨어질 경우 은행 신탁계정이 고유계정에 빌려주는
단기자금금리가 한자리수로 하락할수있고 제2금융권간 콜금리도 더 낮아질
소지가 있다.

여기다 금융기관의 자금잉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2일이후 은행들이 여수신금리를 잇달아 인하하자 대출을 받으려는
기업과 개인은 금리가 더 떨어질때까지 기다리며 대출신청을 유보하고 있다.

반면에 수신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예금을 하려는 사람은 늘어나 은행은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투신사 역시 지난달 자금유입이 대폭 늘었으나 채권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어 운용처를 못찾고 있다.

투금사도 지난 10월에 대거 발행한 기업어음중 이달에 만기가 되는 보유
어음이 약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자금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처럼 자금사정이 안정을 보이는데다 한은이 "총선이후에도 통화환수는
없다"는 약속을 틈만나면 하고 있어 시장에 금리안정분위기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은의 이런 약속에 대해 금융권은 신뢰하고 있다.

한은이 약속을 안하더라도 통화환수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현재 M2(총통화) 평잔증가율이 14.7%밖에 안돼 통화관리
목표치인 15.5%까지는 여유가 많다는 얘기다.

또 경제규모가 커져 선거자금으로 풀린 돈이 통화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선거비용을 총1조로 본다고 해도 총통화대비 0.07%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통화공급쪽이 이처럼 여유가 있는데도 자금수요는 별로 없는 형편이다.

우선 총선이후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일반적이라 기업투자가
얼른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가 하강추세라 기업자금수요가 갑작이 늘어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여기다 정부가 조만간 은행지준율을 인하할 경우 은행들이 프라임레이트
(우대금리)까지 낮출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 금리인하와 이에 따른 실세금리
하락이 선순환을 하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여건을 감안해 동아증권은 4월중에 회사채수익률이 연10.95%까지
하락할수 있다는 분석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악재의 검은 구름도 간간히 끼여 있다.

먼저 1일부터 시작된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몰려들어 통화를 팽창시킬 것이고 이는 한은에
통화환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한은은 달러를 주고원화를 거두어 들이는 역스와프로 이를 중화할
계획이고 외국인자금도 일부 우량주에만 몰려 통화압박은 그리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들도 최근의 금리인하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돼 금리인하경쟁이
끝나는 이달말부터는 금리가 다시 급경사의 오르막길을 오를 우려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2.4분기중에는 선거에 따른 물가불안으로 회사채수익률이
오히려 연12.1%수준으로 상승할 수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당분간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인다는데 동의하고
있어 반등을 하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