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32호 팔만대장경의 현황과 배치상태를 중심으로 보존.관리의 문제
점을 지적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해인사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스님)가 93년부터 2년여동안 서울대
이태녕명예교수(보존과학)의 책임 아래 진행된 장경각및 대장경판에 대한
학술조사 결과를 담은 연구보고서(전15권)를 펴낸 것.

이 보고서는 우선 4개 판고중 하나인 수다라장의 중앙통로를 원상복귀시
킬 것을 지적했다.

일제때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판고 중앙통로가 판고내부에 흙 먼
지를 발생시키는 한편 온도와 습도를 높여 경판보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친다는 설명이다.

또 빈번한 방제약품 사용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간섭하는 약제사용이 살균소독약에 대한 내성이 생
긴 균발생을 초래한다는 주장으로 실제로 92년 대규모 증기소독에도 불구하
고 곰팜이가 발생했다는 것.경판을 인지에 찍어내는 "인경"작업도 먹물찌꺼
기가 경판에 남아 미생물의 영양분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93년부터 5개년계획으로 추진된 이 조사에는 이태녕명예교수를 비롯 손보
기(전연세대) 홍윤식.문명대(동국대) 도춘호(순천대)교수와 박상국 문화재
위원등 20여명의 미생물학 임학 고분자공학 기상학등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이태녕명예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대장경판이 산벗나무(전체경판의 73%)
와 자작나무 돌배나무등 총10종의 나무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등 적
지않은 성과를 냈음에도 예산문제로 조사가 조기중단돼 안타깝다"며 지속적
인 연구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수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