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소매점이 활성화돼야 체인본부도 살아남을 수 있읍니다.

올해 2천여개 소매점을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1만5천여개의 점포가
한국형 편의점으로 재단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국내외 대기업들의 잇단 유통업 진출로 중소상인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한국연쇄화협동조합의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태용해 대산유통 회장
(56)은 "유통시장이 이미 개방된 지금 중소상인들의 경쟁력을 거론하기엔
뒤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시작이 반이란 말처럼 지금부터라도 전국
1백80만 중소상인의 현대화를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태이사장은 중소상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선 소매점을
편의점수준으로 현대화 <>조합 차원의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경쟁력의
확보 <>지역별 권역별 물류센터 운영을 통한 비용절감 등을 주요과제로
꼽았다.

"조합이 마련한 점포 재단장 지원계획에 일선 소매점주들이 뜨거운
호응을 받았읍니다.

중소상인들이 대기업의 공세에 위축되며 그만큼 변화하려는 의지가
커졌다는 뜻이지요.

매장과 서비스는 뛰어나지만 점포운영은 우리 정서에 맞도록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개발, 보급할 계획입니다"

태이사장은 이미 30억원의 공동 구매자금을 확보, 일부 품목에 대해
시험구매에 들어갔으며 앞으로 권역별로 공동창고를 지어 물류비용을
낮추는 등 협동화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매점의 시설근대화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는 정책리스제도의
도입, 중소상인과 대기업의 역할분담을 명확히하는 중소상인진흥법
(가칭)의 제정 등도 앞으로 그가 주력할 부분이다.

"중소상인들은 동네 구석구석의 상권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들에게 물건을 공급해온 노하우는 대기업들이 따라오기 힘듭니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체인업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틈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이사장은 (주)보배사장 대한주류공업협회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85년
연쇄화사업에 뛰어든 이래 주류거래의 정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