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구조의 기본은 먹이연쇄(Food Chain)이며 먹이연쇄의 기본원리는
약육강식이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인류역사를 볼때 인종과 인종간, 민족과 민족간, 이념과 이념간,
국가와 국가간에 약육강식의 원리에 의한 질서재편이 얼마나 많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문명이 고도화된 현대에 이르러서까지도 이러한 현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심화되어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것이다.

과거의 힘의 논리는 군사력과 경제력에 주로 의존하였지만 현대의 힘의
논리는 군사력과 경제력 뿐만 아니라 정보수집 및 분석능력이 인류사회의
힘의 근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정보력이 물고기를 잡는데에는 일찌감치부터 적용되었다.

물고기는 대부분 군집을 이루어 이동을 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떠한
어종을 어떤 방법으로 어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어업의 기본이
되었다.

물밑에 관한 정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하여 여러종류의 수중탐지기와 어군
탐지기가 개발되었지만 노련한 선장의 정보분석력보다는 항상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선장의 정보력이 한국을 세계의 선진어업국이 되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어업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첫째는 외적인 요인으로서, 주요연안국의 2백해리 경제수역선포와 국제
수산기구에 의한 공해에서의 자유조업 규제이다.

이를 우리는 유엔해양법 협약의 발효와 관련하여 세계 해양질서의 재편
이라고 말하며 WTO체제 출범으로 인한 세계 무역질서 재편과 더불어 세계
양대질서 재편이라고까지 표현한다.

그 둘째는 내적인 요인으로서, 유능한 어선원의 부족이다.

이는 조업환경이 최근에 심화되어가고 있는 3D현상에 가족과 상당기간
떨어져(Distant)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추가되어 4D라고 불리는 것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유능한 어선원의 확보는 한국어업이 재편된 세계 해양질서 하에서
적자생존의 승자가 되어 먹이연쇄의 상층부에 위치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정보화 사회의 핵심이 좋은 컴퓨터 보다는 이를 능히 다룰 수 있는 인적
자원에 있다고 볼때 어업의 경우에는 유능한 어선원의 확보에 사활이 달려
있다고도 볼수 있다.

정보화사회, 약육강식의 세계, 이속에서 한국의 어업이 세계 수산계의
중심에 위치하기 위한 인적자원의 양성책이 다각도로 검토되어야 할 시점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