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가격파괴' 능사 아니다 .. 김시행 <유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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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유통업계는 온통 "가격파괴"바람이다.
프라이스클럽 킴스클럽 한국마크로등 회원제창고형매장과 E마트
그랜드마트 L마트등 할인점들이 유통업계를 주도하는 분위기이다.
유통시장개방이후 외국에서 들어왔거나 새로 들어오려는 업체들도
거의 대부분 할인업태이다.
백화점들도 할인매장을 열어놓고 손님들을 끌어들이고있다.
가격파괴바람이 워낙 거세다보니 멀쩡한 백화점이 할인점으로 바뀌는
사례마저 생겨나고있다.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한 곳에서는 1백원에 팔고 다른 곳에서는
80원에 팔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느 곳을 찾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80원에 물건을 파는 곳으로 가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선택은 다른 조건들이 모두 동일하다고 전제했을
때만 맞는 얘기다.
지리적인 위치나 쇼핑의 편리성,인테리어분위기등은 매장마다 다르다.
판매사원의 친절함이나 서비스수준도 차이가 있다.
80원에 파는 매장에 가지않고 1백원에 판매하는 곳을 선택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많다.
쾌적한 쇼핑분위기와 매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가격차이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가격파괴"는 언뜻 듣기에 느껴지는 어감과는 달리 가격을 가장
중시하는 유통용어이다.
매장의 경쟁력을 낮은 가격에서만 찾기 때문이다.
당연히 서비스와 지리적 편의성,인테리어장식등이 철저히 무시될
수 밖에 없다.
회원제창고형매장이나 할인점에 가보면 제품사용방법등을 설명해주는
판매사원들이 거의 없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내용을 알아내야하고 제품운반도 스스로 해야한다.
판매단위도 낱개보다는 박스위주이다.
도심가보다는 주변지역에 매장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없이는 접근하기가
불편하다.
인테리어장식도 없고 값싼 조명시설만 갖추고있어 쇼핑분위기도
백화점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가격파괴"의 바람이 제조업체가 정한 가격대로 제품을 사야만했던
"생산자위주"사회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매장과 제품을 스스로 고를수
있는 "소비자위주"사회로 바뀌는데 촉매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같은 돈으로 보다 많은 제품을 구입할수 있는 소득향상효과도 무시할수
없다.
그러나 유통업의 본질은 서비스라는 개념이 가격파괴등장이후 많이
퇴색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소매업의 왕자"라고 불리는 백화점에서 아직까지 비위생적인 식품판매나
사기세일등의 문제가 거론될 만큼 국내유통업계의 서비스수준은
떨어져있다.
제품교환이나 환불등의 문제를 놓고 실갱이를 벌이는 사례도 적지않다.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서비스개선 보다는 값싼 재고품판매행사나
할인매장개설에 몰두하고있다.
올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국내유통업계는 무한경쟁시대를
맞고있다.
외국의 내로라하는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유통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네델란드의 마크로는 이미 인천에 매장을 개설해 영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카르푸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건물을 짓고있다.
미국의 월마트는 롯데백화점에 상품을 공급,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세계적 정보망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내유통업체들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지고있다.
컴퓨터통신과 홈쇼핑,각종 통신판매등으로 제품구입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하는 상품을
사들이고있다.
국내유통업체들이 국내외의 경영환경변화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올해초 상해에 문을 연 신세계가 국내유통업체로는 해외진출 첫사례라는
데서도 나타나듯이 국내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보다 국제화에서 훨씬
뒤처져있다.
외국의 우수한 생산업체들을 직접 발굴하고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들여오기보다는 월마트 시어즈등 외국소매업체로부터 손쉽게 제품을
일괄 구입하는 영업행태를 보이는게 국내유통업계의 실상이다.
그동안 온실속의 성장만을 해온 탓이다.
국내유통업체들은 지금부터라도 세계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가장 값싸게 조달하는데 온 힘을 쏟아야한다.
쓸데없이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수 있는 총체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이다.
백화점은 백화점다워야 한다.
할인점보다 20원이 비싸도 소비자들이 백화점을 찾도록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아파트단지에 있는 수퍼마켓이나 동네주택가에 있는 구멍가게도
나름의 장점을 살리면 유통시장개방이라는 험난한 파고룰 이겨낼수
있다.
업태별 장점과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가격파괴가 능사만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
프라이스클럽 킴스클럽 한국마크로등 회원제창고형매장과 E마트
그랜드마트 L마트등 할인점들이 유통업계를 주도하는 분위기이다.
유통시장개방이후 외국에서 들어왔거나 새로 들어오려는 업체들도
거의 대부분 할인업태이다.
백화점들도 할인매장을 열어놓고 손님들을 끌어들이고있다.
가격파괴바람이 워낙 거세다보니 멀쩡한 백화점이 할인점으로 바뀌는
사례마저 생겨나고있다.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한 곳에서는 1백원에 팔고 다른 곳에서는
80원에 팔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느 곳을 찾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80원에 물건을 파는 곳으로 가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선택은 다른 조건들이 모두 동일하다고 전제했을
때만 맞는 얘기다.
지리적인 위치나 쇼핑의 편리성,인테리어분위기등은 매장마다 다르다.
판매사원의 친절함이나 서비스수준도 차이가 있다.
80원에 파는 매장에 가지않고 1백원에 판매하는 곳을 선택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많다.
쾌적한 쇼핑분위기와 매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가격차이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가격파괴"는 언뜻 듣기에 느껴지는 어감과는 달리 가격을 가장
중시하는 유통용어이다.
매장의 경쟁력을 낮은 가격에서만 찾기 때문이다.
당연히 서비스와 지리적 편의성,인테리어장식등이 철저히 무시될
수 밖에 없다.
회원제창고형매장이나 할인점에 가보면 제품사용방법등을 설명해주는
판매사원들이 거의 없다.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내용을 알아내야하고 제품운반도 스스로 해야한다.
판매단위도 낱개보다는 박스위주이다.
도심가보다는 주변지역에 매장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없이는 접근하기가
불편하다.
인테리어장식도 없고 값싼 조명시설만 갖추고있어 쇼핑분위기도
백화점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가격파괴"의 바람이 제조업체가 정한 가격대로 제품을 사야만했던
"생산자위주"사회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매장과 제품을 스스로 고를수
있는 "소비자위주"사회로 바뀌는데 촉매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같은 돈으로 보다 많은 제품을 구입할수 있는 소득향상효과도 무시할수
없다.
그러나 유통업의 본질은 서비스라는 개념이 가격파괴등장이후 많이
퇴색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소매업의 왕자"라고 불리는 백화점에서 아직까지 비위생적인 식품판매나
사기세일등의 문제가 거론될 만큼 국내유통업계의 서비스수준은
떨어져있다.
제품교환이나 환불등의 문제를 놓고 실갱이를 벌이는 사례도 적지않다.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서비스개선 보다는 값싼 재고품판매행사나
할인매장개설에 몰두하고있다.
올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국내유통업계는 무한경쟁시대를
맞고있다.
외국의 내로라하는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유통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네델란드의 마크로는 이미 인천에 매장을 개설해 영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카르푸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건물을 짓고있다.
미국의 월마트는 롯데백화점에 상품을 공급,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세계적 정보망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내유통업체들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지고있다.
컴퓨터통신과 홈쇼핑,각종 통신판매등으로 제품구입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하는 상품을
사들이고있다.
국내유통업체들이 국내외의 경영환경변화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올해초 상해에 문을 연 신세계가 국내유통업체로는 해외진출 첫사례라는
데서도 나타나듯이 국내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보다 국제화에서 훨씬
뒤처져있다.
외국의 우수한 생산업체들을 직접 발굴하고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들여오기보다는 월마트 시어즈등 외국소매업체로부터 손쉽게 제품을
일괄 구입하는 영업행태를 보이는게 국내유통업계의 실상이다.
그동안 온실속의 성장만을 해온 탓이다.
국내유통업체들은 지금부터라도 세계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가장 값싸게 조달하는데 온 힘을 쏟아야한다.
쓸데없이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수 있는 총체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이다.
백화점은 백화점다워야 한다.
할인점보다 20원이 비싸도 소비자들이 백화점을 찾도록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아파트단지에 있는 수퍼마켓이나 동네주택가에 있는 구멍가게도
나름의 장점을 살리면 유통시장개방이라는 험난한 파고룰 이겨낼수
있다.
업태별 장점과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가격파괴가 능사만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