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외부자금의존도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기업의 자금조달변화"에 따르면 지난94년말
기준으로 국내기업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금융부채)은 5백32조1천억원으로
전체 조달자금 7백46조3천억원의 71.3%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11.0%(93년기준)와 일본의 32.5%(92년기준)보다 각각 6배와
2배이상 높은 수준이다.

외부자금의존도는 전체 조달자금중 이익유보금 감가상각비충당금등의 내부
자금을 제외한 외부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불안정함을 뜻한다.

한은은 국내기업의 외부자금의존도는 지난 80년대 수출호조및 내수확대
등으로 기업수지가 개선됨에 따라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89년이후부터는
설비투자증가및 임금상승등으로 인한 기업수지악화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특히 기업들이 90년대들어 회사채발행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을 늘리고 있기는 하나 기업들이 발행한 유가증권의 상당부문을 은행등
금융기관이 매입하고 있어 금융기관의존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9월말 현재 금융기관들이 기업에 공급한 자금은 3백66조
6천억원(대출금 2백29조3천억원, 유가증권 매입 1백37조3천억원)으로
기업들의 외부자금총액(6백5조3천억원)의 60.6%에 달하고 있다.

금융기관의존도는 지난 80년만해도 37.6%에 불과했으나 <>85년 45.1%
<>90년 55.0% <>94년 60.0%로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한편 기업들의 직접금융(회사채 주식발행등)이 전체 외부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2년만해도 37.0%로 간접금융(직접 대출)비중 37.6%를
밑돌았으나 작년 9월엔 40.1%로 간접금융(37.9%)보다 높아졌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