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개방을 맞은 백화점들의 경쟁전략은 크게 세가지.

매장의 대형화와 다점포화, 그리고 제품구성의 차별화가 바로 그것이다.

매장의 대형화는 제품진열을 그만큼 많이 할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유력한 경쟁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고를수 있는 상품이 많을수록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진다는게
최대 이점이다.

지난 79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본점을 낸 롯데백화점이 매장의 대형화에
가장 앞장선 업체다.

최근 백화점을 만들고있는 LG백화점 동아건설 등도 대형백화점을
추구하고있다.

롯데백화점은 을지로 본점에 지난88년 신관을 증축, 연면적 2만9,887평
매장면적 1만5,516평규모로 커지면서 서울도심가의 최대백화점으로
등장했다.

이어 개점한 잠실점과 영등포점 월드점 청량리점도 지역상권내에서는
각각 최대규모를 자랑하고있다.

지난해말 개점한 부산점의 경우 연면적 4만7,768평에 매장면적
1만3,880평으로 전국 최대규모이다.

LG백화점이 오는11월 개점할 부천점은 연면적 3만4,000평 매장면적
1만3,000평규모에 이른다.

롯데 부산점과 비슷한 규모다.

동아건설이 오는 98년 상반기에 완공하는 시티백화점 부천점도
매장면적이 1만평을 넘어선다.

내년에 문을 열 신세계 강남점 역시 연면적 1만6,000평 매장면적
1만평에 이른다.

백화점의 점포를 늘리는 다점포화 경영은 여러가지 효율을 손쉽게
높일수 있는 방법이다.

점포가 많아질수록 구매력이 커지는 반면 고정투입비용부담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동일한 상품을 보다 많이 구매할 경우 제품구입단가는 낮아진다.

백화점들이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3,000억원이상을 투입하면서
백화점을 계속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할인점에 맞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점포수 확대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있다.

백화점의 다점포화는 또 본 사업무비용과 광고판매비 부담을 크게
줄이는 효과도 갖고있다.

매장이 많아질수록 점포별 고정비용분담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84년 영등포점을 개점하면서 다점포화를 본격 추진해왔다.

88년 미아점과 92년 천호점, 95년 광주점을 오픈, 5개점포체제를
갖추었으며 97년까지 인천점과 강남점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9년 본점 개점을 시작으로 88년 잠실점과 월드점,
91년 영등포점, 94년 청량리점, 95년 부산점을 열었다.

롯데는 오는 2001년까지 관악점 광주점 대전점 인천점 일산점 대구점
울산점 미아점 등을 개점, 15개 점포를 운영키로 했다.

뉴코아의 경우 90년대들어 점포수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있다.

80년 서울 서초구에 본관을 짓고 85년 신관을 증축한 뉴코아는 91년
수원점, 92년 과천점 순천점 동수원점, 94년 평촌점, 95년 분당점 구월점
평택점을 개점했다.

현대백화점도 85년 본점과 88년 무역점을 개점한데 이어 91년 부평점,
95년 부산점을 열었으며 97년9월에는 천호점을 개장한다.

미도파는 오는9월 춘천점을 개점하고 한화백화점도 98년 창원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상품구성(MD)의 차별화는 주로 점포규모나 대상고객층 입지등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고급백화점을 지향하거나 대중적인 백화점으로 성장한다는 경영전략의
차이도 상품구성의 변화로 나타나게 된다.

미도파 본점이 메트로미도파로 상호가 바뀌면서 패션전문백화점으로
변신한 것은 대표적인 예.

메트로미도파는 10대 후반과 20대의 신세대 여성층을 겨냥한 패션의류를
중심으로 각종 액세서리 잡화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 본점과 신세계 본점에 비해 매장규모가 작아 기존의 상품구성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상품구성을 과감히 바꾸었다.

나산 영동백화점의 경우 가격할인형 백화점으로 바뀌었으며 신촌
그랜드플라자는 할인점인 그랜드마트로 변신했다.

매장규모나 주차시설등에서 기존 백화점형태로는 더이상 살아남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입지별로 보면 거대도시의 도심권에는 고급제품 위주의 백화점이나
패션전문백화점이 많고 부도심이나 중소도시에는 의류 가전제품 식품 등을
종합취급하는 생활밀착형 백화점이 들어서고 있다.

서울 중구에 자리잡고있는 롯데 본점과 신세계 본점, 메트로미도파 등은
식품 가전등 대중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줄이는 반면 영등포 잠실
청량리등에 있는 백화점들은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을 많이
진열해놓고 있다.

한화백화점의 갤러리아점이나 현대백화점의 본점 무역점등은 고급형
백화점을 추구하고 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올해 유통시장 전면개방으로 백화점별로 경영전략의
차이가 뚜렷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있다.

자금력이 있고 많은 부지를 확보한 대형백화점들은 대형점포 건설과
다점포화쪽에 주력하고 중소형 백화점들은 상품구성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