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PC(개인용컴퓨터) 비디오 인터넷등을 이용하여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금융거래업무를 처리하는 가상은행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가상은행(버추얼뱅크)은 자동화점포 폰뱅킹 홈뱅킹 펌뱅킹 등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첨단금융서비스이다.

지난94년 12월 가상점포를 개설한 미국 헌팅턴은행의 경우 2명의 직원과
3대의 쌍방향비디오 2대의 고성능 ATM을 준비하여 거의 모든 소매금융기능과
24시간 영업체제를 갖췄다.

또 이 지점에서는 뉴스 날씨 은행상품안내등을 제공하는 대형TV를 벽면에
설치하였다.

이같은 점포에서는 통장개설에서부터 대출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수
있다.

예를들어 얼굴을 볼수 있는 쌍방향비디오로 은행원을 불러내 통화를 시작
한다.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알려주고 신분증도 카메라에 비춰 확인한다.

은행원은 자신의 단말기에 고객의 신용도와 기존 거래내역이 나오면
대출여부를 판단한다.

무인점포에 설치된 팩스를 통해 기본적인 대출서류를 주고받는다.

대출이 결정되면 즉시 계좌로 자금이 입금된다.

현금이 필요하면 바로 ATM에서 인출하고 다른 곳에 송금하거나 이체할
경우도 ATM을 통하면 된다.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거래도 가상은행의 일종이다.

이용자가 전용프로그램으로 인터넷에 접속, 은행에 설치된 계좌로부터
희망하는 금액을 자기의 PC로 인출한다.

이 돈으로 인터넷상의 가상점포에서 물건을 살때 대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점포가 하나도 없는 인터넷뱅크가 출현했다.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킹(SFNB)사의 고객은 인터넷망을 통해서만
거래를 한다.

물론 자신의 돈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확인할수도 없지만 금융
기관간 컴퓨터를 통한 자금이체가 일반화돼 있으므로 고객입장에서도
금융거래에 큰 불편이 없다.

인터넷 뱅킹시스템은 아직 불완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보안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천재적인 컴퓨터해커들에의해 조금이라도 빈틈이 발견된다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릴수 있는 것이다.

또 인터넷뱅킹이 흔적을 남기지않고 돈세탁이나 탈세 자금해외도피를 할수
있는 여지를 줄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상은행의 발전이 기존 금융체제와 국경을 허무는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가상은행의 영역이 점점 확대될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