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구본무 LG그룹회장은 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와 만나 새로운 경영좌표로 그가 제시한 ''도약 2005'' 경영
구상 등에 대해 설명했다.

5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96 그룹 스킬 올림픽''을 이곳 발리 쉐라톤
호텔에서 치르기 위해 전날 도착한 구회장은 "제2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선결과제는 창조적 현장타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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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파사르 = 이학영 기자 ]]]

-곧 회장취임 1년째가 됩니다.

그동안 중소협력업체 공개모집제를 도입하는등 공격적인 개혁조치를 많이
내놓으셨는데.

"벌써 1년이 돼간다는게 실감나지 않습니다.

6개월이 조금 지난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

엊그제 청와대만찬에서 얘기했지만 다른 그룹의 회장들이 어떻게 해왔는지
모를 정도로 힘들고 바빴습니다.

아버지보다 잘해야 된다는 중압감을 느낍니다"

-지난 한해 그룹경영을 하시면서 어느 부분에 가장 역점을 두셨습니까.

"그룹 CI(기업이미지통합)를 한만큼 이를 정착시키는데 주력했습니다.

우선 새로워진 얼굴을 외부에 확실히 인식시키는 일이 중요했으니까요.

새로 정한 CI와 로고는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시너지효과를 크게 내고 있지요"

-''정도경영'' ''성과주의'' 등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무한경쟁시대에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도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
거래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지난해 범그룹차원으로 공정문화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자율준수프로그램
을 도입한건 이런 맥락에서였습니다.

중소협력업체를 연고 선정하던데서 탈피해 공개모집방식으로 전환하고
주주와 임직원의 친.인척 거래선 현황을 조사해 관리하고 있는 것도 같은
차원의 개혁조치였지요.

이런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임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업무에 적용하도록 하는 일도 중요 과제입니다.

개인별로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최고의 성과를 내면 그 결과에 따라 최고의
보상을 해줄 것입니다"

-신규사업도 매우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그동안 LG그룹이 이 만큼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현대 삼성 대우
같은 훌륭한 경쟁상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자유시장경제의 큰 메리트 아닙니까.

그런데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신산업이 속속 출현하고 있습니다.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신규사업을 적극 전개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통신 SOC(사회간접자본)등 유망사업과 한국중공업 가스공사등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참여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지요"

-올 신년사에서 "공격 경영"의 기치를 더욱 높게 드셨더군요.

"10,15% 성장이 아니라 30,50%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씀했는데..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LG그룹이 초우량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국내에서의 경쟁만을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세계 초우량기업을 경쟁상대로, 세계시장을 사업대상으로 생각하고 행동
하는 "세계적 관점에서의 경쟁"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내 질과 량에서 모두 1등이 되는걸 목표로 "도약
2005" 경영구상을 실제로 행동에 옮길 생각입니다.

해외에서 신규전략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비약적인 성장
을 달성하자는 것이지요.

또 고객과 사원 주주에 대해서 최고의 가치를 추구해 나갈 것이고요.

이와 함께 기업도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인만큼 사회발전에 더욱 공헌해
나갈 것입니다"

-"도약 2005"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그룹경영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열심히 달려야만 앞으로 나가지, 안그러면 넘어지고 말지요.

앞으로 10년간 바짝 달려서 1등기업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또 LG브랜드를 "고객 감동"의 브랜드로 완전히 정착시켜 LG그룹을 명실
상부한 1등기업으로 도약시키자는 것이지요.

이런 혁신목표를달성하기 위해 나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은 세계적 기회와
경쟁을 염두에 둔 "창조적 현상타파"를 해나갈 것입니다"

-도약 2005년 경영구상을 밝히면서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언급하신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입니까.

"기업이 사회 곳곳을 위해 이익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할일이
너무나 많다.

내가 처장 재임중 꼭 해보고 싶은 일 중에 하나는 우리나라의 장례식과
관련, 매장및 화장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데 일조하는 것입니다.

몇백억원을 들여서라도 납골당을 세워 기부체납할 용의가 없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 각지를 대상으로 입지를 물색해 봤습니다만 지역이기주의
탓인지 다들 "취지는 좋지만 우리지역은 삼가 달라"고 반대하는 바람에
부지를 못찾고 있습니다"

-경영의 질과 량에서 모두 1등을 한다는건 매출에서도 현대 삼성을 제치고
재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국내의 경쟁기업을 생각하는건 아닙니다.

국가간 시장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개방경제시대에 LG그룹이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의 대열에 오르겠다는 의미이지요"

-어쨌든 1등이 되기 위해서는 사업의 구색도 갖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동차 중공업등에 새로 진출하는 방안도 그래서 검토하셨을테고, 데이콤
지분 추가인수등 정보통신사업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재계에선
주목의 대상입니다.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방만하게 벌이는건 무리입니다.

우선은 정보통신을 심화 확대시키는게 신규사업의 제일과제입니다.

7월 선정될 PCS(개인휴대통신)사업권을 따내는 일등 이쪽만해도 힘을
모으기에 벅찹니다.

데이콤은 법적으로 지분제한이 돼있어 경영권을 행사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그밖의 다른 사업은 기회가 온다면 몰라도 무리해가면서 서둘 생각이
없고요.

솔직이 이야기해서 우리가 약한부문에 손을 댈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곳에 들일 돈과 능력이 있으며 화학이나 전기전자같은 주력업종에
치중할 겁니다"

-해외사업은 어떻습니까.

동남아지역에만 5년간 5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는데.

"동남아의 성장잠재력은 중국에 못지 않습니다.

시장선점을 위해서도 주력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갈 생각입니다"

-국내 기업으론 처음 해외(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대대적인 그룹행사를
가진 것도 "동남아시장"을 염두에 둔 겁니까.

"그렇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골드스타"에 대한 브랜드인지도가 95%를 넘고 있고
컬러TV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를 석권해 나가는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다른 얘기입니다만 재계의 세대교체바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상당수 기업들이 "공격경영"을 표방하고 있는데..

"21세기를 4년 앞두고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경영층을 젊게할 필요가
있겠지요.

다른 그룹들이 경영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은 우리 그룹에도 도움이
됩니다.

LG가 이만큼 성장해온데는 그런 치열한 경쟁의 덕이 있었습니다"

-계열사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회사는 어디입니까.

"내 첫출발은 LG화학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중요한건 전기전자 정보통신 멀티미디어쪽입니다.

화학도 고부가가치, 생명과학쪽으로 나가야 합니다.

LG건설도 좀더 분발해야 합니다.

LG건설(의 도급순위)은 10등안에도 제대로 못듭니다.

그룹은 3대안에 드는데 말입니다.

LG건설이(이제까지는) 그룹에서 주는것만 해왔는데 앞으로는 건설쪽을
많이 키울 생각입니다"

-그동안의 개혁경영으로 "LG그룹의 친족경영" 이미지가 많이 탈색되고
있습니다.

전문경영인체제는 더 강화돼 나가는 겁니까.

"물론이지요.

우선 회장인 나부터만해도 LG그룹 대주주로서의 지분율이 5%를 넘지
못합니다.

앞으로 반도체등 몇회사를 더 공개하면 그나마도 5% 밑으로 떨어질 겁니다.

그렇게되면 LG는 국민기업으로 변모되고, 능력있는 전문경영인들이 이끄는
초우량기업으로 성공리에 정착되리라 확신합니다"

-현대그룹등에서 투명경영을 위한 사외이사제를 실시키로 했습니다.

LG는 이를 도입할 계획도 없습니까.

"아직 그럴 필요성에 대해서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LG그룹의 경우 이미 사장은 물론 임원들을 선임하는 그룹 인사자문회에
외부인사를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외부인사를 참여시킨다는건 그룹의 인사비밀은 물론 중요 경영관련 기밀은
다 누출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위험을 안고 투명경영을 위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회장의 동생(구본릉)씨이 희성그룹을 만들어 별도 분리를 선언
했습니다.

LG와 희성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완전 분리해서 운영될 것입니다.

아직 회사측에서 LG전자의 납품을 하는 것이 있는데 곧 끊을려고 합니다.

동생에게 "정말로 독립하려면 LG그룹사에 납품을 일절 해서는 안된다.
독자적 일어서야지 남한테 의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즘 상당수 그룹에서 세대교체가 일면서 전임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
되고 있습니다.

LG의 구자경명예회장께서는 그룹경영에 어떤 도움을 주고 계십니까?

"일체 경영에 아무런 말씀도 않고 계십니다.

작년에 딱한번 재단과의 관계로 전화를 주신 적을 빼고는, 대신 명예회장
께서는 일주일에 2번 골프장에 나가시는등 모처럼의 자유를 만끽하고
계십니다.

얼마전 골프핸디15를 깼다고 무척 좋아하신다는 얘기르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