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스타"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민주당의 노무현 전의원이 19일
부산지역구를 포기하고 종로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노전의원이 가세하기 전까지도 종로는 성공한 기업인으로 일부 젊은층의
"우상"이기도 한 신한국당의 이명박의원과 한때 김영삼대통령과 여권의
대권후보경선전까지 벌였던 이종찬 의원이 국민회의로 말을 바꿔 출전,
벌써부터 격전예상지역으로 손꼽혀왔다.
이제 선거전은 신한국당-국민회의 후보간 팽팽한 2파전에서 결과를 예측키
어려울 정도의 3파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두 이의원은 아직까지 노전의원의 종로공략을 그리 큰 변수로 여기지는
않는듯한 눈치다.
이종찬 의원측은 노전의원과 이명박 의원이 같은 경상도출신이라 표가
갈리게 되고 또 두사람이 상대적으로 자신있다고 여기고 있는 젊은층 표도
나뉘게 될것으로 분석, 오히려 유리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종찬 의원측은 이명박 의원이나 노전의원이 공략하기 힘든
호남표와 4선을 하면서 닦아온 개인연고표를 합치면 당선은 무난하다며
노전의원의 출마를 은근히 즐기고 있다.
이명박 의원측도 노전의원이 결국은 야성향의 표를 잠식, 현재의 지지세를
잘지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노전의원은 물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이긴 하나 당선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판단이 서서 종로출마를 선언한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이 현재의 괜찮은 인기를 바탕으로 전국적인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상징적으로라도 정치1번지를 등한시할 수 없다는 명분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얘기다.
또 노전의원 개인으로서도 이번 총선에서 지역굴레를 벗어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는 부산에서 14대에 이어 또다시 패배하는 경우 정치적 입지가
더욱 줄어들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전의원측은 두 이의원의 판세분석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선거잣대에서
나온것이며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것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다.
후보들의 면면이나 정치적 상징성등 때문에 여야각당도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여 종로는 15대총선에서 전국 제1의 열전지역이 될것으로 보인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