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출판계는 6년만에 처음 신간발행량과 종수가 모두
감소되는 등 극심한 불황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김낙준)가 10일 발표한 95출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행된 신간도서는 1억4,418만권으로 94년의 1억5,232만
6,103권보다 5.3% 감소했다.

종류 또한 총 2만7,407종이 출판돼 94년 2만9,564종에 비해 7.2%나
줄었다.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문학과 예술.종류면에서는 문학이
21.1%, 발행량면에서는 예술부문이 35.1% 감소했다.

이는 93년말부터 대도시 주택가를 중심으로 급증한 도서대여점의
여파로 소설과 에세이등 문학도서와 예술서적의 출판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습참고서를 비롯,사회과학과 철학 기술과학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모두 발행량이 줄어든데 비해 어학부문 신간의 발행량이 11.5%나
늘어난 것은 세계화바람에 따른 어학학습붐리 일었음을 입증했다.

아동도서의 경우 종수감소(4.5%)에도 불구, 전체량이 37.7%나 증가한 것
또한 논술고사의 영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종당 평균 발행량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5,260권.

분야별로는 학습참고서가 평균 16,129권이 발행돼 가장 많았고 아동
(5,838), 총류(5,8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술과학 사회과학 역사부문의 종당 발행량은 2,000권미만이었다.

이처럼 신간의 종류와 양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책값은 권당
평균 9,507원으로 전년대비 16.1%가 올랐다.

순수과학분야가 평균 1만4,387원으로 가장 비쌌고 기술과학 사회과학
어학, 총류 등도 1만원을 넘었다.

이에 비해 문학(5,816원), 종교(5,482원)는 평균정가를 밑돌았다.

책1권의 평균면수는 260쪽으로 1쪽당 제작비는 36.5원이었다.

출판사의 수는 95년9월 현재 1만1,279개사로 전년동기비 15.2%가
증가했다.

전반적인 불황과 유통구조의 취약 등 어려움이 산적한 가운데 실속없는
외형확대만 이뤄진 셈.

한편 별도집계된 만화출판분야는 총 4,699종에 1,331만5,540권이 발행돼
22.9%의 신장세를 보였으며, 종당 평균 발행부수도 지난해의 2,196권에서
2,833권으로 29% 늘어났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