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올 적자결산 비상" .. 부실여신 53%나 급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은행들이 비상이다.
무더기 적자결산이 불가피한 탓이다.
현 상태로라면 내년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하지 못하거나 상징적인 수준인
1.0% 배당만 실시하는 은행도 6-9개에 달할 전망이다.
무더기 적자사태는 내년 영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해외신인도가 추락하고 해외차입금리가 상승할게 뻔하다.
게다가 무배당이나 저배당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져 임원문책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무더기 무배당사태에 직면하게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주식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게 첫번째
이유다.
25개 일반은행의 주식평가손은 지난6월말 1조9천1백94억원에 달했다.
증시가 붕락조짐을 보인 이달들어선 주식평가손도 2조5천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주식투자를 통해 1조원이상의 이익을 냈던 은행들이 올해도 주식
투자로 "떼돈"을 벌려다가 초래된 결과다.
은행들은 결산때 평가손의 1백%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평가손이 많을수록 당기순이익은 줄어들어 배당률은 낮아질수 밖에 없다.
올들어 크고 작은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부실여신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은행들의 발목을 부여잡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월말현재 6대 시중은행의 부실여신(회수의문+추정손실)은 2조9백
99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조3천6백52억원보다 무려 53.8%나 증가했다.
특히 4.4분기에도 (주)삼익 논노등 중견기업의 부도가 잇따라 은행들의
부실여신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부실여신에 대해서도 1백%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특히 조흥 제일 서울 외환은행등은 부실여신으로 새로 분류된 산업합리화
여신 3천억여원에 대해서도 1백%의 충당금을 쌓아야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기에 올들어 두번 실시된 금리자유화조치로 조달코스트가 크게 높아진
것도 은행들의 수지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3단계 금리자유화조치의 완결로 요구불예금을 제외한 대부분 수신금리가
자유화되자 은행들은 앞다투어 수신금리를 1.0-7.0%포인트 인상했다.
반면 여신금리는 이미 자유화돼 있던 탓에 거의 인상하지 못했다.
당연히 예대마진이 줄어들어 수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적자결산과 무배당사태만은 막아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역시 결산규정완화다.
감독당국이 주식평가손충당금 적립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춰주면
적자결산을 면할수 있다는게 은행들의 주장이다.
은행들은 특히 주식평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얼마로 낮춰지느냐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만일 현 규정대로 1백% 충당금을 쌓을 경우 조흥 상업 외환 신한 하나은행
등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모두 무배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적립비율을 50%로 인하해도 제일 서울 한일 동화 동남 대동등 10여개
은행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거나 1.0% 배당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은 따라서 평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30%로 낮춰 달라고 강력히 요청
하고 있다.
주식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은 은행들의 경영부실탓이라기 보다는
증시침체라는 외적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데다 <>지난 92년에도 적립비율을
30%로 낮춰준 적이 있으며 <>무더기 적자결산은 해외신인도를 추락시켜
내년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주식평가손은 증시가 회복되면 언제든지 만회할
수 있다는게 은행들이 내걸고 있는 근거다.
은행감독원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지 충당금 적립비율을 30%로 해줄 것이냐, 아니면 50%로 해줄 것이냐는
결정만 남아있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됐건 은행들이 무더기로 적자를 내는건 경영부실
임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무더기 적자사태가 주주나 은행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상 충당금적립비율을 낮춰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진은행감독원장도 "주식시장의 납회가 끝나는 시점에서 충당금적립비율
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흥 제일 서울 외환은행등은 이와함께 지난해 부실여신(회수의문)으로
분류된 산업합리화업체인 진흥기업 삼익주택 법양상선등에 대한 여신
3천억여원을 정산여신인 "고정"으로 재분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들 기업이 현재 정상 가동되고 있는 만큼 담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회수의문으로 분류하는건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은감원에서도 이들 기업의 여신재분류에 탄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들 은행은 산업합리화업체 대한 여신의 20%만 대손충당금
으로 쌓으면 돼 상당한 수지호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감독당국이 주식평가손충당금적립비율을 30%로 낮춰
주고 일부 산업합리화업체의 여신을 정상여신으로 재분류해 준다고 해도
제일 서울 동남 대동등 몇몇 은행의 무배당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은행들의 배당률도 올 주총보다는 낮아질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10%)과 하나은행(현금및 주식배당 각각 4%) 조흥은행(6%)
등만이 올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내년 주총에서 경영책임을 따지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고 그에따른 대대적인 경영진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6일자).
무더기 적자결산이 불가피한 탓이다.
현 상태로라면 내년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하지 못하거나 상징적인 수준인
1.0% 배당만 실시하는 은행도 6-9개에 달할 전망이다.
무더기 적자사태는 내년 영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해외신인도가 추락하고 해외차입금리가 상승할게 뻔하다.
게다가 무배당이나 저배당에 따른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져 임원문책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무더기 무배당사태에 직면하게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주식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게 첫번째
이유다.
25개 일반은행의 주식평가손은 지난6월말 1조9천1백94억원에 달했다.
증시가 붕락조짐을 보인 이달들어선 주식평가손도 2조5천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주식투자를 통해 1조원이상의 이익을 냈던 은행들이 올해도 주식
투자로 "떼돈"을 벌려다가 초래된 결과다.
은행들은 결산때 평가손의 1백%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평가손이 많을수록 당기순이익은 줄어들어 배당률은 낮아질수 밖에 없다.
올들어 크고 작은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부실여신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은행들의 발목을 부여잡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월말현재 6대 시중은행의 부실여신(회수의문+추정손실)은 2조9백
99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조3천6백52억원보다 무려 53.8%나 증가했다.
특히 4.4분기에도 (주)삼익 논노등 중견기업의 부도가 잇따라 은행들의
부실여신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부실여신에 대해서도 1백%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특히 조흥 제일 서울 외환은행등은 부실여신으로 새로 분류된 산업합리화
여신 3천억여원에 대해서도 1백%의 충당금을 쌓아야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기에 올들어 두번 실시된 금리자유화조치로 조달코스트가 크게 높아진
것도 은행들의 수지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3단계 금리자유화조치의 완결로 요구불예금을 제외한 대부분 수신금리가
자유화되자 은행들은 앞다투어 수신금리를 1.0-7.0%포인트 인상했다.
반면 여신금리는 이미 자유화돼 있던 탓에 거의 인상하지 못했다.
당연히 예대마진이 줄어들어 수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적자결산과 무배당사태만은 막아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역시 결산규정완화다.
감독당국이 주식평가손충당금 적립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춰주면
적자결산을 면할수 있다는게 은행들의 주장이다.
은행들은 특히 주식평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얼마로 낮춰지느냐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만일 현 규정대로 1백% 충당금을 쌓을 경우 조흥 상업 외환 신한 하나은행
등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모두 무배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적립비율을 50%로 인하해도 제일 서울 한일 동화 동남 대동등 10여개
은행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거나 1.0% 배당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은 따라서 평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30%로 낮춰 달라고 강력히 요청
하고 있다.
주식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은 은행들의 경영부실탓이라기 보다는
증시침체라는 외적요인이 강하게 작용한데다 <>지난 92년에도 적립비율을
30%로 낮춰준 적이 있으며 <>무더기 적자결산은 해외신인도를 추락시켜
내년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주식평가손은 증시가 회복되면 언제든지 만회할
수 있다는게 은행들이 내걸고 있는 근거다.
은행감독원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단지 충당금 적립비율을 30%로 해줄 것이냐, 아니면 50%로 해줄 것이냐는
결정만 남아있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됐건 은행들이 무더기로 적자를 내는건 경영부실
임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무더기 적자사태가 주주나 은행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상 충당금적립비율을 낮춰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진은행감독원장도 "주식시장의 납회가 끝나는 시점에서 충당금적립비율
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흥 제일 서울 외환은행등은 이와함께 지난해 부실여신(회수의문)으로
분류된 산업합리화업체인 진흥기업 삼익주택 법양상선등에 대한 여신
3천억여원을 정산여신인 "고정"으로 재분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들 기업이 현재 정상 가동되고 있는 만큼 담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회수의문으로 분류하는건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은감원에서도 이들 기업의 여신재분류에 탄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들 은행은 산업합리화업체 대한 여신의 20%만 대손충당금
으로 쌓으면 돼 상당한 수지호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감독당국이 주식평가손충당금적립비율을 30%로 낮춰
주고 일부 산업합리화업체의 여신을 정상여신으로 재분류해 준다고 해도
제일 서울 동남 대동등 몇몇 은행의 무배당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은행들의 배당률도 올 주총보다는 낮아질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10%)과 하나은행(현금및 주식배당 각각 4%) 조흥은행(6%)
등만이 올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내년 주총에서 경영책임을 따지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고 그에따른 대대적인 경영진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