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에 마련된 전통예술 전문공연장 "서울두레"(대표 김운태)가
8일 문을 연다.

지난 8월15일 50주년 광복절을 맞아 공사를 시작한지 4개월여만에
문을 열게된 서울두레는 건평 150평에 50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일반 소극장과 달리 객석을 다목적 가변형으로 만들어 원형 돌출
프로시니엄무대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꾸밀 수 있게 했다.

또 최첨단기기를 사용한 32채널의 음향과 컴퓨터로 조정되는 96회로의
조명시스템을 갖춰 다양한 무대연출이 가능토록 만들었다.

김운태 대표(민족음악원 노름마치 단장)는 "전통예술이 다른 장르와의
경쟁을 통해 자생력있는 문화상품으로 특화될수 있도록 한국형 극장
모델을 구상했다"며 "전통예술 공연을 위주로 하되 다른 공연물에도
무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두레는 개관에 맞춰 8~31일 "명인" 이라는 주제 아래
"여기 심청이 있다" "이땅의 사람들" 등 전통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줄
두 마당을 펼친다.

8~24일 (오후 7시)의 첫마당 주제는 "여기 심청이 있다".

극장 개관을 성주지신에게 알리는 성주굿(8일)에 이어 9~10일
공옥진씨의 1인창무극 "심청전"을 선보인다.

12일에는 한애순씨가 심청가를 완창하고 13일에는 조선성악연구회
출신의 정광수 한승호 박동진 명인이 함께 무대에 선다.

또 "진도다시래기" 기능보유자 강준섭씨의 "뺑파막" (15~17일),
동해안 별신굿의 명인 김석출씨가 실연하는 "심청굿" (19~20일),
20년만에 재결합한 여성농악단의 "심봉사 황성가는데" 등 심청전의
다양한 모습들이 뒤를 잇는다.

25~31일 (오후 4시)의 두번째 마당은 "이땅의 사람들".

전라도에 산재해 있는 토속굿판이 등장한다.

진도의 채정례씨일행이 펼치는 "날받이씻김굿" (26일), 정신병자를
치유하는 굿으로 현재 순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삼설양굿" (27일),
연희자 모두가 칠순을 넘긴 화순능주사람들의 "망자혼사굿" (28일),
수몰자의 넋을 건져 안장하는 영광지역의 "넋건지기굿" (29일),
신안 지역의 장례풍속을 담은 "초분이장굿" (30일) 등이 무대를 꾸민다.

마지막날인 31일에는 송년굿이 펼쳐진다.

문의 765-1871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