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 경기도지사 >

우리는 지금 어떤 전환기적 시대변화를 피부로 느끼고있다.

지난 40여년 우리는 참으로 열심히 뛰어온 시간이었다.

일제의 식민지와 6.25라는 민족적 비극으로 폐허화된 땅에서 우리는
국민소득 1만달러의 신화를 창조하며 자본주의 사회체제에 잘 적응해온
우등생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비교우위에 있었던 노동력 중심의 경쟁력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며 소득수준향상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로 우리
국가공동체의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하고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미래 사회변화를 논하고 있는 이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앞으로의 사회구조변화 등을 설명하는 여러 석학의 책들이 지난 몇년사이
여러권 소개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이 책에 더 관심을 갖게되는 것은 저자가
서문에서 "이책은 예언한 것이 아니다.

기술한 책이며 미래에 관한 책이 아니라 여기서 지금 당장 행동을 요청
하는 책"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직접적으로 우리의 피부에 닿는
공감을 얻을수 있고 행동에 옮겨갈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책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자본주의사회가
지식사회로 변화하는 모습과 그 특징을 설명하고 있고 제2부에서는 단일
민족국가가 세계적인 조직체로 변화하는 현대정치체계를 그리고 있다.

제3부에서는 탈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지식의 중요성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지식사회는 조직을 통해 기능을 할수밖에 없는 점을
논증하면서 지식사회에서의 조직의 성격과 구조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최대 고용자이면서 가장 생산성이 낮은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는
정부조직의 개편과 관련, 많은 시사점을 주고있어 더욱 관심을 갖게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