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데일리가 힘의 골퍼라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골퍼는 누구일까.

골프대회 최고의 우승상금이 걸려있고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악명높은
코스에서 이틀동안 보기없이 버디만 9개 잡았다면 샷의 정교함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드라이버샷.어프로치샷.퍼팅 3부문이 조화되지 않는한 그런 스코어를
낼수없기 때문이다.

코리 페이빈(36.미)이 그랬다.

신장 175cm 체중 63kg의 단구인 페이빈은 특유의 정확한 샷을 바탕으로
세계랭킹2위 닉 프라이스(짐바브웨)를 5타차로 따돌리고 10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30~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게리플레이어CC(파72.전장
7,597야드)에서 벌어진 밀리언달러챌린지 골프대회에서 페이빈은
최종라운드 66타를 포함, 4라운드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US오픈 챔피언 페이빈은 세계 톱랭커12명이 출전한 가운데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95미PGA투어 상금랭킹 1위(301만달러.약
23억원)가 됐다.

특히 게리플레이어CC는 깊은 러프와 고약한 핀위치로 인해 합계
언더파를 친 선수가 5명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그의 우승은 의미가 있다.

3라운드까지 페이빈과 프라이스가 6언더파로 공동 선두였고, 그 뒤를
2타차로 샘 토런스와 베른하르트 랑거가 포진해 최종일 우승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4라운드는 초반한때만 페이빈-프라이스가 선두를 엎치락
뒤치락했고, 6번홀이후에는 페이빈의 독주로 끝나버렸다.

페이빈이 1번홀에서 90 짜리 버디퍼팅으로 기선을 잡았으나,
프라이스가 2,3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 프라이스가 1타 앞서갔다.

승부의 전환점이 된 6번홀(파4).

드라이브거리가 페이빈보다 30야드나 더나간 프라이스의 세컨드샷이
그린뒤 벙커에 들어갔다.

프라이스는 3온후 2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반면 페이빈은 9m롱버디퍼팅을 넣어 오히려 페이빈이 1타 앞서버렸다.

전반을 31타, 34타로 끝낸 페이빈과 프라이스는 14번홀(파5)에서
명암이 갈렸다.

막판 추격이 예상되던 프라이스의 티샷이 러프로 들어갔고, 샌드웨지
세컨드샷은 40야드 전진하는데 그쳤다.

롱아이언에 의한 3온(9m)까지는 좋았는데, 버디를 노린 과감한 퍼팅이
컵을 지났고, 결국 3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페이빈은 3온후 1.8m버디퍼팅으로 간격을 5타로 벌렸다.

< 최종 순위 >

1 코리 페이빈(276타-69.72.69.66)
2 닉 프라이스(281타-71.67.72.71)
3 베른하르트 랑거(283타-72.69.71.71)
4 샘 토런스(284타-69.73.70.72)
5 톰 레이먼(287타-71.70.73.73)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