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비니언스 스토어(편의점)체인인 유니마트의 헨리 사하키안회장은
대형 매장보다는 작은 점포로 승부를 건 기업인이다.

편의점이란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있어야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그는 이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소도시로 진출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유니마트 매장은 다품종 소량판매전략을 채택, 고객이 언제라도 물건을 살
수있도록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유니마트는 또 점포를 가급적 많이 개설,언제라도 고객이 필요를 느낄때
가까운 곳에서 찾을수 있게한다.

점포규모는 그 지역의 크기에 맞게 조절된다.

작은 점포들은 통로가 계산대와 수직으로 나있어 직원 한사람으로도 관리
할수 있게 설계되고 점포에는 그 지역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로 채워진다.

이같은 소형 다점포주의는 컨비니언스 스토어시대로까지 불리던 지난 80년
대의 편의점 춘추전국시대를 이겨낸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당시 편의점 붐이 일면서 지난 76년 현재 미국 전역에 3만여개에 불과하던
편의점수는 10년이 지나는 동안 7만5,000개로까지 불었다.

이에따라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품점들이 개장시간을
늘리고 텍사코나 모빌같은 대형 석유회사들도 가스충전소안에 편의점가게를
내기 시작했다.

그결과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수많은 편의점들이 빚더미에 앉으면서
서클K나 내셔널 컨비니언스 스토어등 대형업체들까지 상당수 파산을 맞았던
것.

그러나 유니마트만은 이들 대형 편의점과의 직접경쟁을 피해 소도시공략
전법을 구사, 난관을 극복할수 있었다.

이란에서 태어나 지난 56년 미국으로 건너온지 39년, 처음 편의점사업에
뛰어든 72년이후 23년이 지나는동안 사하키안이 경영하는 유니마트의
가게수는 모두 416개로 늘었다.

95회계연도중 매출액은 3억3,000만달러로 지난 10년동안 무려 4배나 외형이
불었다.

최근들어 브랜드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자신이 소유한 대부분의 가스
충전소에 4년전부터 엑슨 모빌등의 깃발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포들은 연평균 5~7%의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하키안은 패스트푸드점에도 같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유니마트 버거킹을 개점했다.

완전한 레스토랑의 모양새를 갖추지 못한 아직은 비좁은 가게들이지만
뉴욕주 서부와 펜실베이니아주 대부분에는 블림피 체인망이 형성돼 짭짤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또 대충 잡아도 유니마트 점포가운데 30개정도는 브랜드가 있는 패스트
푸드를 팔고 있으며 이같은 점포를 앞으로 연간 25개씩은 개설해갈
예정이다.

그가 다음단계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유니마트내에서 은행일을 볼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PNC은행과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현금자동지급기를 점포내에
설치하기로 거의 합의를 보았다.

사람들은 이제 그의 새로운 경영전략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하고 있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