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날] 중화학 비중 72% .. 올 무역동향 특징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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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천억달러시대의 개막''.
한국의 무역사에서 95년은 아마도 이 한마다로 대변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광복 50주년이고 1인당 GNP가 1만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살시되는 해여서 ''수출 1천억달러''라는 수치가 발하는 빛은 더욱
화려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올해 무역동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수출 1천억달러 돌파''
말고는 주목할 만한 몇가지 특징을 읽을 수 있다.
우선 두드러지는 특징은 수출품목의 구조고도화다.
지난 10월말 현재 전체 수출중 중화학제품비중은 72%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출이 1백억달러를 넘어섰던 77년만해도 중화학제품 비중은 36.7%
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68.7%까지 높아졌고 올해는 마침내 70%를 웃돌게 된
것이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은 올 1~10월중 각각 73.1% 76.4%
47.5%의 급신장세를 기록하면서 중화학제품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해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품목분류기준을 중화학대 경공업이 아닌 부품.소재류대 완제품으로 대비해
봐도 역시 구조고도화 추세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전체 공산품수출 가운데 부품.소재류의 비중은 지난해 49.1%에서 올
1~8월중에는 52.5%를 기록해 완제품 수출비중을 앞질렀다.
이처럼 부품.소재의 수출비중이 높아진 것은 중국 동남아 등 개도국들이
공업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이들 지역에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또 국내 기업들이 완제품의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나서면서 현지공장에
대한 부품.소재 수출이 늘어난 것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찌됐건 이같은 부품.소재 수출의 호조는 공산품 수출구조가 고부가가치화
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도체 컴퓨터등 기술집약적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비중이 커진 것도
구조고도화 추세를 반영한다.
지난 1~8월중의 수출실적 7백95억달러 가운데 하이테크제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의 수출규모는 1백48억달러로 18.6%를 차지해 작년에 비해 비중이 2%
포인트 높아졌다.
품목의 구조고도화와 함께 또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소위 "이머징 마켓"
으로의 수출이 급신장했다는 점이다.
그중에도 특히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경제권"으로의 수출은 지난 10월말
현재 1백93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의 17.7%에서
18.9%로 확대됐다.
이에따라 중화경제권은 전통적인 주력 수출시장이었던 일본(1백40억달러)을
이미 제쳤으며 연내 미국마저 제치고 제1의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중 중국에는 합성섬유 철강 석유화학 기계 등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본재
및 원자재가 수출품목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 홍콩은 직물을 비롯한 섬유류와 전기.전자 화공품 등이 주요 수출품목
인데 이들중 상당량이 중국 내수용으로 재수출된다.
직물류의 경우 대홍콩 수출물량 중 70~80%가 중국에 재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에는 전기.전자 철강 금속 화공품 섬유류 등이 주종품목인데 홍콩과
마찬가지로 상당물량이 중국에 재수출된다.
이들 중화경제권외에 대ASEAN수출비중도 작년의 11.9%에서 올해는 13.3%로
높아졌고 아직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러시아와 동구권으로의 수출비중도
1.7%에서 2.1%로 상승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머징 마켓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무역동향에서는 이같은 긍정적인 특징외에 몇가지 달갑지 않은 특징도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중화학제품과 경공업제품간의 수출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10월중 전체 수출에서 경공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로 작년의
27.3%보다 더욱 떨어졌다.
이는 물론 중화학제품의 호조에 따른 상대적인 결과인 측면도 있지만 문제
는 경공업제품의 수출증가율 자체가 한자리수(10월말 현재 9.9%)에 머물
정도로 부진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90년대 들어 수출이 매년 감소해온 신발 의류 등은 올해도 작년보다
10%이상 수출이 감소해 이대로 가다가는 한때 한국을 대표했던 수출산업
으로서의 명맥이 끊길 지경에 처해 있다.
경공업제품의 이같은 수출부진은 그 업체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중소기업육성 차원에서의 대책마련이 요망되고 있다.
올해 무역동향에서 또 하나 달갑지 않은 현상은 수출보다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10월중 수출증가율은 34.0%를 기록한데 비해 수입증가율은 35.6%에
달했고 이에따라 10월말 현재 무역수지는 95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는 무역적자가 사상처음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물론 무역적자 1백억달러가 당장 우리 경제에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
1백억달러는 GDP(국내총생산)의 2.3% 수준으로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그리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무역적자의 내용면에서도 적자의 대부분이 공급능력 확충과 경쟁력 배양을
위한 원자재 자본재가 주류여서 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곧 국내 자본재산업이 그만큼 취약하다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이제부터라도 자본재산업 육성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역적자와 관련해서는 지역별 무역수지의 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월말 현재 무역수지를 지역별로 보면 ASEAN이나 중화경제권 중남미
등 개도국과의 교역에서는 1백5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과는 2백49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대선진국 적자는 81억달러 확대되고 대신
대개도국 흑자는 47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특히 대일무역적자는 지난해 1백억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1백6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대미무역적자도 작년의 5배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 무역수지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선진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밖에 올해 무역동향에서 또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특징은 소비재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9월말 현재 소비재 수입증가율은 31.9%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거의 3배 수준이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재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나친 증가세는 소비의 건전성이라든지 무역수지관리
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상과 같은 올해 수출입동향에 대해 무역관계자들은 "수출의 질적
고도화와 자본재산업의 자립이 한국무역의 과제"라며 "이를 위해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노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제도와 관행을 국제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일자).
한국의 무역사에서 95년은 아마도 이 한마다로 대변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광복 50주년이고 1인당 GNP가 1만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살시되는 해여서 ''수출 1천억달러''라는 수치가 발하는 빛은 더욱
화려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올해 무역동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수출 1천억달러 돌파''
말고는 주목할 만한 몇가지 특징을 읽을 수 있다.
우선 두드러지는 특징은 수출품목의 구조고도화다.
지난 10월말 현재 전체 수출중 중화학제품비중은 72%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출이 1백억달러를 넘어섰던 77년만해도 중화학제품 비중은 36.7%
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68.7%까지 높아졌고 올해는 마침내 70%를 웃돌게 된
것이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은 올 1~10월중 각각 73.1% 76.4%
47.5%의 급신장세를 기록하면서 중화학제품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해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품목분류기준을 중화학대 경공업이 아닌 부품.소재류대 완제품으로 대비해
봐도 역시 구조고도화 추세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전체 공산품수출 가운데 부품.소재류의 비중은 지난해 49.1%에서 올
1~8월중에는 52.5%를 기록해 완제품 수출비중을 앞질렀다.
이처럼 부품.소재의 수출비중이 높아진 것은 중국 동남아 등 개도국들이
공업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이들 지역에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또 국내 기업들이 완제품의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나서면서 현지공장에
대한 부품.소재 수출이 늘어난 것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찌됐건 이같은 부품.소재 수출의 호조는 공산품 수출구조가 고부가가치화
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도체 컴퓨터등 기술집약적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비중이 커진 것도
구조고도화 추세를 반영한다.
지난 1~8월중의 수출실적 7백95억달러 가운데 하이테크제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의 수출규모는 1백48억달러로 18.6%를 차지해 작년에 비해 비중이 2%
포인트 높아졌다.
품목의 구조고도화와 함께 또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소위 "이머징 마켓"
으로의 수출이 급신장했다는 점이다.
그중에도 특히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경제권"으로의 수출은 지난 10월말
현재 1백93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의 17.7%에서
18.9%로 확대됐다.
이에따라 중화경제권은 전통적인 주력 수출시장이었던 일본(1백40억달러)을
이미 제쳤으며 연내 미국마저 제치고 제1의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중 중국에는 합성섬유 철강 석유화학 기계 등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본재
및 원자재가 수출품목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 홍콩은 직물을 비롯한 섬유류와 전기.전자 화공품 등이 주요 수출품목
인데 이들중 상당량이 중국 내수용으로 재수출된다.
직물류의 경우 대홍콩 수출물량 중 70~80%가 중국에 재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에는 전기.전자 철강 금속 화공품 섬유류 등이 주종품목인데 홍콩과
마찬가지로 상당물량이 중국에 재수출된다.
이들 중화경제권외에 대ASEAN수출비중도 작년의 11.9%에서 올해는 13.3%로
높아졌고 아직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러시아와 동구권으로의 수출비중도
1.7%에서 2.1%로 상승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머징 마켓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무역동향에서는 이같은 긍정적인 특징외에 몇가지 달갑지 않은 특징도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중화학제품과 경공업제품간의 수출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10월중 전체 수출에서 경공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로 작년의
27.3%보다 더욱 떨어졌다.
이는 물론 중화학제품의 호조에 따른 상대적인 결과인 측면도 있지만 문제
는 경공업제품의 수출증가율 자체가 한자리수(10월말 현재 9.9%)에 머물
정도로 부진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90년대 들어 수출이 매년 감소해온 신발 의류 등은 올해도 작년보다
10%이상 수출이 감소해 이대로 가다가는 한때 한국을 대표했던 수출산업
으로서의 명맥이 끊길 지경에 처해 있다.
경공업제품의 이같은 수출부진은 그 업체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중소기업육성 차원에서의 대책마련이 요망되고 있다.
올해 무역동향에서 또 하나 달갑지 않은 현상은 수출보다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10월중 수출증가율은 34.0%를 기록한데 비해 수입증가율은 35.6%에
달했고 이에따라 10월말 현재 무역수지는 95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는 무역적자가 사상처음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물론 무역적자 1백억달러가 당장 우리 경제에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
1백억달러는 GDP(국내총생산)의 2.3% 수준으로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그리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무역적자의 내용면에서도 적자의 대부분이 공급능력 확충과 경쟁력 배양을
위한 원자재 자본재가 주류여서 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거쳐야 할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곧 국내 자본재산업이 그만큼 취약하다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이제부터라도 자본재산업 육성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역적자와 관련해서는 지역별 무역수지의 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월말 현재 무역수지를 지역별로 보면 ASEAN이나 중화경제권 중남미
등 개도국과의 교역에서는 1백5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과는 2백49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대선진국 적자는 81억달러 확대되고 대신
대개도국 흑자는 47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특히 대일무역적자는 지난해 1백억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1백6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대미무역적자도 작년의 5배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 무역수지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선진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밖에 올해 무역동향에서 또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특징은 소비재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9월말 현재 소비재 수입증가율은 31.9%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거의 3배 수준이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재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나친 증가세는 소비의 건전성이라든지 무역수지관리
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상과 같은 올해 수출입동향에 대해 무역관계자들은 "수출의 질적
고도화와 자본재산업의 자립이 한국무역의 과제"라며 "이를 위해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노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제도와 관행을 국제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