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금리가 27일 연11.80%를 기록했다.

21개월만에 최저수준이다.

이날 정부에서 입찰한 국채관리채권(10년짜리)도 9.93%의 수익률로
낙찰됐다.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과 "5.18"특별법제정방침등 정국이 소란스럽게
전개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이같은 안정세는 일시적 현상인가, 아니면 금리의 중.장기적인 안정을
기대할수 있게끔 하는 구조적인 현상인가.

자금 씀씀이가 많은 연말을 앞두고 관심가는 대목이다.

자금시장관계자들은 정책당국이나 시장쪽 모두 "적어도 연말까지는 여유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시중실세금리가 지금 수준인 연11%선에서 머무를 것이란 예상이다.

관심은 오히려 5년짜리 국민주택채권등 일부 장기채권금리가 조만간
"한자리수"로 떨어지않을까 하는데 있다.

"국민주택채권수익률이 이날 연10.15%를 기록하는등 장기채금리가 빠르면
이번 주말 한자리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게 증권사관계자들의
얘기다.

장기채권의 한자리수 수익률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이처럼 연말 자금시장을 밝게 보는 것은 자금의 공급이나 수요 모두
"안정"적 이라는데 있다.

공급쪽을 보면 우선 연말의 재정자금방출을 들수 있다.

정부의 재정자금은 지난해 12월 6조원가량 방출됐다.

올해도 최소한 이정도는 방출될 것이란게 금융가의 전망이다.

해외부문도 자금시장엔 플러스요인이다.

연말 기업들의 밀어내기수출이 예상되어 수출은 크게 늘어날 전망인 반면
반면 수입은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으로 보인다.

해외부문의 자금공급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의 통화공급도 상당한 여유가 있다.

지난 10월 13.7%의 증가율을 보인 총통화(M2)는 11월에는 이보다도 훨씬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12월의 통화운용이 상당히 여유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통화증가율목표를 달성하기위해 연말에 자금줄을 조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란 한은관계자의 설명도 이를 근거로 한다.

수요면도 시장전망을 밝게해주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에서 설비투자를 크게 줄이려고 하는 기업들은
비자금사건여파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상태다.

자금 가수요는 사라진데 오래다.

일부 대기업들은 자금의 "조달"보다도 있는 돈을 어떻게 굴릴것인가 하는
"운용"쪽에 오히려 더 고심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채권발행물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의 회사채발행(순증기준)물량은 이번달 1조7천8백억원선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2월에는 1조2천억원 선으로 이달보다도 30%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시장은 물론 종종 시장의 전망을 벗어난다.

올 연말도 돌발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상되는 변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인해 거액자금들이 대거 금융권을
이탈한다면 자금시장에 의외의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의 풍향에 따른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고려할 요인중 하나다.

증시의 폭락은 곧바로 자금시장에 영향을 주기때문이다.

물론 현재로선 이런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는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