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씨 비자금 파문이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이 끝없는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보다 13.67포인트 빠진 917.97을 기
록,최근 3일만에 34.4포인트가 하락하는 폭락장세가 이어졌다.

이는 노씨 비자금 계좌가 폭로된 지난달 19일(1,000.22)이후 한달간 82.25
포인트(8.22%)나 하락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노태우씨의 구속(17일)으로 회복국면으로 돌아설것으로 기대
됐으나 비자금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인 구속설,정치권의 갈등에 따라 마
무리가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는 모습을 보이
고 있다.

특히 고객예탁금감소 기관들의 관망세와 외국인들의 매도폭확대등 증시내
부의 수급불균형에다 최근에는 비자금파문에 따른 경기연착륙 실패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거래량도 지난달 중순 하루평균 3천만주 안팎에서 이달 초에는
2천만주 수준으로 떨어지다가 최근에는 1천5백만주 이하로 급감,사실상 거
래고갈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주가하락에도 불구,거래량 부진속에 매수세가 이어지지
못한 현실에서 비자금파문이후의 장세를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내년도 국내 경기전망이 올해보다 밝지 못하다는 산업연구원의 발표
와 선진국 증시의 활황세에 따라 외국인투자자금의 국내 증시유입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감이 당분간 증시를 억누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22일이후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
날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증시공급물량 대폭 축소및 증안기금 매수등 대형
호재성 부양책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담보부족계좌 속출 <>은행 투신
증권등 금융기관의 주식투자평가손 확대 <>상장기업들의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 차질등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