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자바둑의 벽은 높았다.

18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회 보해컵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1회전에서
한국은 이영신초단만 2회전에 진출했다.

이영신초단은 중국의 천 후이팡오단을 170수만에 백불계로 꺾고 8강에
올랐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윤영선초단이 루이 나이웨이구단에게 306수만에
흑으로 6집반패하는등 나머지 다섯기사는 모두 탈락했다.

한국경제신문.한국방송공사(KBS)공동주최, 보양양조가 후원하는 이번대회
8강진출기사는 이영신초단, 루이 나이웨이구단, 펑윈팔단, 화쉐밍칠단,
아오키 기쿠요육단, 사카키바라 후미코오단, 오카다 유미코삼단,
미야자키 시마코삼단으로 결정됐다.

나라별로는 일본4명, 중국3명, 한국1명.

한국은 대진운이 좋지않아 고전이 예상됐지만 초반 예상외의 호조를
보여 2-3명은 2회전에 진출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황염, 현미진, 이지현 등이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은 전원 2회전에 진출하는 강세를 보였는데 대진운도 따랐다는
평이다.

이날 최대의 관심을 모은 윤영선-루이의 대결은 시종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국이었으나 루이의 저력을 윤영선의 패기가 넘지 못했다.

<>.이날 대국장에는 선수가족들이 대거 나와 응원.

윤영선초단의 어머니 김향숙씨는 아침에 윤초단에게 "한수배운다는
자세로 둬라.

평생 둘 바둑인데 한두번의 승패는 대수롭지 않다"고 말했다고.

황염이단의 남편 신진섭씨는 황이단이 건강이 안좋아 후반에 약하다며
걱정했는데 결국 황이단은 역전패.

루이구단의 남편 장주지우구단도 지난대회에 이어 루이구단을 따라와
윤기현한국선수단장, 오에다 유스케 일본선수단장과 함께 검토에 열중.

의사인 제니스 김초단의 언니 제니스 엘렌(27)은 김초단이 전날밤
감기로 고생했다며 안스러워하기도.

<>.이날 대국의 최대관심은 윤영선초단과 루이 나이웨이구단의 대국.

다른 선수들도 이 대국이 궁금한듯 휴식을 취하러 대국장을 벗어났다가
돌아올때는 두사람의 대국을 잠시 지켜본뒤 자기자리로 가는 모습.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