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양국 정상은 14일 일본의 그릇된 과거사 인식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역사를 직시할때 비로소 진정한 이웃이 될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초강경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한중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의 일문일답 요지.

-최근 일본내에서 그릇된 과거사를 정당화하려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은.

<>강택민주석=중국과 일본은 장래를 내다보는 시각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우호 협력관계가 발전되기를 바라고있다.

그러나 그 과정엔 하나의 과제가 있다.

일본은 옛날 인민들에게 재난을 가져다 준 군국주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어떤 역사도 말살될수 없다.

역사에 대해 어떤 태도나 인식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사이에 전쟁이 끝난지 반세기가 지났다.

그럼에도 일본의 일부인사와 정치인들이 과거에 대해 완고하게 그릇된
인식을 갖고 중국과 아시아국가에 대한 침략을 부인하고 있다.

그 원인은 장기적으로 역사에 대한 명확한 태도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문제는 그때의 전쟁이 침략전쟁이냐 아니냐를 인정하느냐
에 달려 있다.

본인이 일본 고위인사를 만날때마다 과거의 일을 잊지 말아야 앞으로
귀감이 될수있다(전사불망 후사지사)는 말을 해왔다.

우리는 일본의 소수 군국주의세력을 경계해야 하고 일본으로 하여금 역사
인식을 똑바로 인식하게 하고 평화발전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의 한중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며 양국간 관계증진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김영삼대통령=한중양국은 그야말로 21세기 아태시대의 주역이라 생각
한다.

양국간 협력은 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난 3년간 양국의 협력관계는 거의 모든 면에서 2배로 증대돼 왔고 앞으로
이런 협력을 바탕으로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중국과의 교류폭을 각계각층으로 넓혀 우호 친선관계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하고 무역 투자확대등 양적으로는 물론 산업간 협력등 질적협력도 높여
갈 것이다.

특히 원자력 항공산업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논의됐는가.

<>김대통령=강주석과 나는 한반도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조금전 강주석이 일본의 계속된 망언에 대해 얘기했지만 그 문제도 한반도
평화는 물론 중국의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와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깊이 의견을 교환했다.

취임후 일본총리가 4번 바뀌었으며 네사람 모두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마다 나는 역사인식을 바로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과거 식민지로서 우리에게 그렇게 잔혹하게 한데 대해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의 토대위에서 미래로 나가자고 얘기했다.

그런데도 망언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 버르장머리를 기어이 고치겠다.

문민정부의 당당한 도덕성에 입각해 군사정부와 다르다는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토장관이) 해임되지 않으면 정상회담도 안갖고 외무장관회담도 갖지
않도록 지시를 했던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북한 당사자간 대화와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때까지는 휴전협정도 준수돼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

-중국 국가원수로는 최초의 방한인데 이번 한국방문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
하나.

<>강주석=한국과 중국이 수교한지 3년이 지났다.

경제협력도 만족스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양국 지도자들의 방문이 잇따라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 김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이번에 본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나는 항상 하나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현대화된 통신수단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지도자간 직접적인 교류와 면담
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지도자간 직접교류는 서로의 신뢰를 쌓고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양국의
관계를 진일보 발전시키게 될것이다.

오늘 정상회담에서 이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