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일 은행 대형화 정책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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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금융산업은 책임경영능력을 갖추지 못해 잇따른 금융사고로 국제적
으로 신용이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장성은 보호와 지원만 있으면 막강한 일본 금융호송선단의
위용이 유지될 것으로 믿고 덩치만 키우는 금융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다이와은행 뉴욕지점은 11억달러 규모의 채권거래 손실을 위장 은폐했다가
최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13억달러의 벌금형과 국외 추방명령
을 받았다.
다이와 은행은 FRB의 이같은 강경조치에 따른 위기국면을 넘기기 위해
조치발표 12시간만에 굴욕적인 흡수형식으로 스미토모 은행과의 합병계획을
공개했다.
일본 대장성은 아직도 일본 금융기관들에는 하늘과 같은 존재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대장성이 금융기관 합병과 은행 대형화를 추진
하는 근본 이유는 은행이 수출업체에 밀착된 금융현실을 깨지 않으면서
거품경제 해소로 누적된 부실채권 문제를 덮어 둘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은행에 지고 있는 빚 때문에 기업을 끌어안고 때를 기다릴수 밖에
없는 일본의 금융위기 상황은 대장성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정당화
시키고 이 때문에 규모의 대형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일본 금융계의 보수적인 체질은 엄격한 신용관리와 공개적인 회계원칙
준수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용질서 유지를 위해 대장성이 금융행정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고 금융기관의 도산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민간 금융기관
을 지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은행들의 대형화 움직임은 거품해소와 복합적인 불황지속 상황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고육지책이다.
다급해진 대장성은 국제 금융사회를 향해 일본의 21개 거대은행을 절대로
파산시키지 않을 것이며 40조엔에 이르는 부실채권도 수년안에 정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금융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유럽시장의 "저팬 프리미엄"은
10월말부터 0.5%로 높아져 일본 은행들의 해외조달 금리는 한국보다 더 높은
실정이다.
이같은 일본 금융산업의 최근 동향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일본의 제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돈을 벌어들인다 해도
이를 맡아 관리하는 은행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국제경쟁력이 없다면 개방된
국제금융시장의 머니게임에서 국부와 자산을 지킬수 없다.
둘째 다이와 은행 뉴욕지점의 일개 채권담당 직원이 11년동안 11억달러에
달하는 거래손실을 위장.은폐할수 있었던 것은 일본 은행의 해외지점에
대한 내부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기 때문이며, 결국은 미국 FRB의
외국은행 감시강화를 초래했고 국제신용 추락을 가져왔다.
셋째 파산했어야 할 은행을 대장성이 나서서 흡수 또는 합병을 주선하는
방식으로 추구하는 은행 대형화는 부실채권 경영부진의 위험을 금융산업
전체로 분산시켜 결국 일본 전금융산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우리 정책당국과 금융계도 깊이 생각해 볼 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
으로 신용이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대장성은 보호와 지원만 있으면 막강한 일본 금융호송선단의
위용이 유지될 것으로 믿고 덩치만 키우는 금융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다이와은행 뉴욕지점은 11억달러 규모의 채권거래 손실을 위장 은폐했다가
최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13억달러의 벌금형과 국외 추방명령
을 받았다.
다이와 은행은 FRB의 이같은 강경조치에 따른 위기국면을 넘기기 위해
조치발표 12시간만에 굴욕적인 흡수형식으로 스미토모 은행과의 합병계획을
공개했다.
일본 대장성은 아직도 일본 금융기관들에는 하늘과 같은 존재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대장성이 금융기관 합병과 은행 대형화를 추진
하는 근본 이유는 은행이 수출업체에 밀착된 금융현실을 깨지 않으면서
거품경제 해소로 누적된 부실채권 문제를 덮어 둘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은행에 지고 있는 빚 때문에 기업을 끌어안고 때를 기다릴수 밖에
없는 일본의 금융위기 상황은 대장성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정당화
시키고 이 때문에 규모의 대형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일본 금융계의 보수적인 체질은 엄격한 신용관리와 공개적인 회계원칙
준수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용질서 유지를 위해 대장성이 금융행정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고 금융기관의 도산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민간 금융기관
을 지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은행들의 대형화 움직임은 거품해소와 복합적인 불황지속 상황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고육지책이다.
다급해진 대장성은 국제 금융사회를 향해 일본의 21개 거대은행을 절대로
파산시키지 않을 것이며 40조엔에 이르는 부실채권도 수년안에 정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금융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유럽시장의 "저팬 프리미엄"은
10월말부터 0.5%로 높아져 일본 은행들의 해외조달 금리는 한국보다 더 높은
실정이다.
이같은 일본 금융산업의 최근 동향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일본의 제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돈을 벌어들인다 해도
이를 맡아 관리하는 은행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국제경쟁력이 없다면 개방된
국제금융시장의 머니게임에서 국부와 자산을 지킬수 없다.
둘째 다이와 은행 뉴욕지점의 일개 채권담당 직원이 11년동안 11억달러에
달하는 거래손실을 위장.은폐할수 있었던 것은 일본 은행의 해외지점에
대한 내부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기 때문이며, 결국은 미국 FRB의
외국은행 감시강화를 초래했고 국제신용 추락을 가져왔다.
셋째 파산했어야 할 은행을 대장성이 나서서 흡수 또는 합병을 주선하는
방식으로 추구하는 은행 대형화는 부실채권 경영부진의 위험을 금융산업
전체로 분산시켜 결국 일본 전금융산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우리 정책당국과 금융계도 깊이 생각해 볼 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