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검찰소환방침이 발표된 이후에도
"아직 검찰로부터 어떤 방침도 통보받지 못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

그룹측은 그러나 며칠전부터 고문변호사와 그룹종합기획실 관계자들이
''검찰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내용을 정리하는 등 준비작업을 계속해와 검찰
소환을 예견한 듯한 인상.

그룹 관계자는 "노정권때 특별한 이권을 따내거나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는 만큼 거리낄 일이 없다"고 말하고 "지난 92년초 정기적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해 왔음을 이미 밝혔으며 정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떠나 있어 그의
소환으로 그룹 경영에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교적 느긋한 반응.

< 이희주 기자 >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검찰로부터 출두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
되자 "참고인 자격이라고는 하지만 이회장 평생에 사법기관 출두는 처음"
이라며 사뭇 충격을 받은 모습.

이회장은 이날 오전 경남 사천 삼성항공 공장에서 열린 F-16전투기 국내
생산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평소와 같이 업무를 보았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고문변호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검찰
신문에 대한 진술요령 등은 이미 준비가 갖춰진 것으로 안다"며 "뇌물성으로
돈을 건넨 일이 없어 별로 걱정은 않는 분위기"라고 전언.

또다른 관계자는 "노정권때 진출한 상용차 사업은 ''대구정서''가 감안됐던
만큼 특혜로 볼 수 없을 뿐더라 아직도 큰 적자사업"이라고 주장.

< 이의철 기자 >

<>.LG그룹은 보수적인 경영노선 덕분에 그동안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음에도 구자경 전임그룹총수의 검찰소환이 확정되자 당황하는 모습.

그룹측은 그러나 "의례적인 성금전달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겠느냐"며 태연.

그룹관계자는 "구명예회장은 87년부터 89년 2월까지 전경련회장을 한차례
맡은후 순수하게 그룹경영에만 매진하겠다며 연임을 고사했었다"며 "재임중
세간의 이목을 끌만한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검찰수사가 조용히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명예회장은 지난 2월 은퇴한 후에는 경영에 일절 간여를 않고 있다.

< 이학영 기자 >

<>.대우그룹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실명전환해준 사실이 드러나 한차례
곤욕을 치른 탓인지 검찰의 김회장 소환방침에 대해선 다른 그룹에 비해
오히려 여유있는 표정.

이 그룹관계자는 "이미 매는 맞을만큼 맞았다"며 "김회장이 들어와 검찰
조사를 받더라도 더이상 들춰낼게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그는 또 김회장의 귀국일정에 대해서는 "갔던 일을 마쳐야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답변.

<>.롯데그룹은 신격호회장이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기때문에 급작스런
총수의 소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일단 기획조정실등의 각종 채널을 통해
소환의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

그룹 관계자는 "검찰의 출두요청에 따라 그사실을 신회장에게 전했으나
귀국여부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고 설명.

홀수달마다 한국에 머물러 오던 신회장은 7일 현재 일본 도쿄에 체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의례적인 조사일수도 있지
않느냐"며 일단 상황을 정확히 알아봐야겠다는 신중한 반응.

< 심상민기자 >

<>.동아그룹은 7일 오후 최원석회장이 검찰의 출두통보를 받고 리비아에서
출발해 급거 귀국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리비아에 체재중인 최회장은 오는 10일 리비아의 뱅가지시에서
현지 합작회사인 담사의 이사회를 주재한후 귀국할 예정이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아직 검찰이나 다른 기관에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

어디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그러면서도 동아그룹은 지난번 원전뇌물사건에 연루됐다 사면조치된
최회장에게 또 한차례 "시련"이 닥치지 않을까 염려하며 몹시 초조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측은 리비아대수로공사와 같은 해외대형공사를 맡아온
동아건설등 각 계열사의 주력사업들이 6공비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하면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지 하는 커다란
"과오"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