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이 휴가나 명절때 청남대에 내려가 며칠씩 쉬고 온적은 있지만 주
말을 청남대에서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정국과 관련해 모종의 구상을 하기위해 떠
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있다.
청와대관계자들은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번 청남대행을 그런 시각에서 보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김대통령의 일정이 그동안 너무 빡빡해 가급적 일정을 줄이고 국정운영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여유를 갖기 위해 청남대에 갔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수석들이 토요일에는 가급적 공식일정을 잡지 않는 것이 좋겠
다는 건의를 여러차례 해왔다"고 밝히고 "앞으로는 불필요한 일정을 되도록
줄이고 이번처럼 가끔 주말을 이용, 청남대에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특히 "손명순여사가 캐나다 및 유엔방문이 끝난뒤 건강이 좋지
않아 귀국하자마자 먼저 청남대로 휴양차 내려갔다"면서 "김대통령의 이번
청남대행은 손여사와 함께 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손여사는 캐나다 및 유엔방문기간중 건강이 좋지 않아 교민리셉션에도 참석
하지 못하는등 애를 먹었다.
그러나 청와대측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의 이번 청남대행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검찰이 비자금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김대통
령이 정국수습을 위한 모종의 구상을 가다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청남대에서 단순히 휴식만 취하고 귀경할 것이라고 보기에는 시
국이 너무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