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1일 창립 제50주년을 맞는다.

해방되던 해 25살 청년이었던 조중훈회장이 인천에 세운 한진상사가
그룹의 모체다.

당시 화물트럭 1대로 중부지방을 누비던때부터 한진과 수송업간의 질긴
인연이 예고되고 있었던 셈이다.

50년이 지난 한진그룹은 현재 육해공의 전방위 물류 수송을 담당하는
종합수송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주)한진이 육로와 내항선운항을 한진해운은 외항선수송을 대한항공은
공중수송을 각각 맡고 있는 것.

이들 3사는 모두 각자 업계를 대표하는 리딩컴퍼니다.

한진의 국내재계 순위는 7위.지난해에는 7조7천1백74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목표인 8조5천5백76억원을 너끈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매출액만 4조원을 넘어서고 그룹전체의 순이익은
1천1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50살 연륜에 걸맞게 그룹의 덩치도 거대해졌다.

23개 계열사와 2개의 학교법인 1개의 병원등이 한진의 그룹 식구들이다.

이같은 성장의 이면에는 전쟁특수와 기업의 대량 인수라는 특징이 깔려
있다.

지난 56년 미8군 구매처로부터 군화물수송계약을 따냈던 한진은 월남에도
진출해 단 5년만에 1억5천만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고작 3백달러수준이었다.

60년대들어 한진은 자고나면 기업계열사 하나가 불어 있다는 "시샘"을
받곤 했다.

한진관광 동양화재보험 한국공항 한일개발을 사들인데 이어 69년에는
공기업이었던 대한항공공사까지 인수했다.

조심스레 인수했던 대한항공(KAL)은 나중에 한진의 효자기업이 되고
세계화의 첨병 노롯을 톡톡히 해냈다.

77년 설립한 한진해운과 89년 인수한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91년에
인수한 코리아타코마등도 국내 조선.해운업계의 간판기업들이다.

한진그룹은 1일 서울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앞으로도 계속 수송보국의
외길을 걸을 것임을 밝힐 계획이다.

그러나 그룹안팎에서는 조회장이 장남인 조양호대한항공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대로 조직쇄신 사업다각화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혁신이
빠른 속도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간본위의 차분한 경영"을 고수해온 한진의 과감한 개혁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