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편안한 옷이 최고라고 여깁니다.

정장수트를 좋아하지만 틀에 박힌 딱딱한 차림은 하지 않죠.재킷과 스커트
원피스등을 따로 구입, 나름대로 코디네이트해요.

액세서리나 스카프도 안좋아합니다. 몸에 지니는 것은 반지와 시계뿐이죠"

무채색의 단순한 옷에 생머리를 즐기는 이인실씨(40).

91년부터 한국음악협회 이사를 맡아온 그는 최근 더욱 바빠졌다.

10월초 서울에서 열린 국제음악협회(IMC)총회에서 세계적으로 3명뿐인
이사에 선임됐기 때문.

최초의 동양인이사라는 점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음악인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결혼뒤 아이들과 가정만을 생각하며 지내다가 갑자기 중책을 맡게돼
어리둥절해요.

하지만 국제무대에 우리문화를 알릴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만큼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그는 이미 93년 대전엑스포홍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설치등에 큰 몫을
했다.

국제예술계 인사들을 만나 열심히 한국을 알린 것.

"한복의 선과 색, 그리고 재질까지 그대로 이용하는 이영희씨 옷을
좋아합니다.

외국디자이너중에서는 세련된 선의 조지오 아르마니, 단순하고 섬세한
크리지아, 여성적인 이브 생 로랑이 마음에 들어요"

일본의 유명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로부터 "한복의 선을 원용했다"는
고백을 들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 디자이너들도 패션 화장품 의상 액세서리를 포괄하는
종합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샤넬등이 옷만으로는 지금처럼 성장할수 없었을
것이라고.

"우리여성들은 지나치게 딱딱한 정장스타일을 고집하는 것같아요.

한숨 접어둘 여백이 있어야 진짜 멋진 차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디자이너의 옷은 누구눈에나 드러나면서도 편안하죠"

이이사는 미맨해튼음대와 캘리포니아예술대(피아노전공)를 졸업하고 77년
결혼했다.

쌍용그룹회장인 김석준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다.

<조정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