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은행 대출방식 자원배분 효율차원 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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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투자금융경제연 연구위원>
은행권의 수신상품중 양도성예금증서(CD)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D,발행잔액 추이를 보면 89년에는 1조9,000억원으로 저축성예금 대비
0.4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1조4,000억원에 달해 저축성예금대비
21.4%를 보이고 있다.
현재 예금은행의 수신수단으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CD의 발행및 유통시장을 보면 매우 기이한 현상이 발견된다.
발행금리가 유통수익률에 비하여 항상 낮다는 것이다.
한예로 올해 8월중에 발행된 91일만기 CD의 발행금리는 11.52%였으나
같은기간 이상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격이라고 할수 있는 유통수익률의
평균은 약 13.45%였다.
이는 누군가가 발행시장에서 시중가보다 더 높은 가격(낮은 이자율)으로
CD를 매입,유통시장에서 싼(높은 이자율)시중가격으로 매도했으며 이러한
거래를 통하여 지난 8월의 경우 평균 1.93%의 손해를 감수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누가 발행시장에서 CD를 매입하는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가장 먼저 생각할수 있는 경우는 저축을 목적으로 CD를 매입하는
것이다.
현재 91일만기 CD의 발행금리는 만기가 1년 이하인 정기예금의 이자율보다
약 2%이상 높으며 CD는 만기일 이전에도 시중에서 현금교환이 용이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CD의 최소 발행한도인 2,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저축의 수단으로 CD를 매입할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CD매입의 목적이 저축이라면 유통시장에서 매입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수 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생각해볼수 있는 경우는 자금 수요자가 매입한 가능성이다.
발행이자율이 유통수익률보다 낮은 상태에서 CD를 매입하는 것은 매입자인
자금의 수요자에게 손해가 발생되는 것이므로 이의 보상을 위해 대출
이자율은 시장이자율보다 낮아야 할 것이다.
즉 자금의 수요자는 낮은 여신이자율과 높은 가격의 CD매입을 병행하는
"조건부 대출방식"하에서 CD를 매입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이러한 거래방법을 원하는가이다.
만약 자금의 수요자가 조건부 대출방식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본인
스스로가 더욱 복잡한 형태의 거래방식을 선택하였다는 점에서 CD에
관한 상당한 지식과 예상가격에 대한 정보가 있는자로 판단된다.
또한 이러한 수요자는 자신의 정보를 이윤으로 실현시키기 위하여
CD유통시장에 수요자및 공급자로 적극 참가할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CD유통시장을 보면 이러한 현상을 나타내는 징후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조건부 대출방식을 요구하는 자는 자금의 공급자인 은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은행은 왜 대출이자율을 올리지 않고 절차상 더 복잡한 조건부
대출방식을 사용하는가.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대출이자율에 대한 규제가 있었고 이에따라
조건부 대출방식과 비슷한 형태의 대출관행이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다.
대부분의 대출이자율이 자유화된 현재에도 당시의 관행이 남아있을수
있으며 그결과 조건부 대출방식을 여전히 사용한다고 볼수도 있다.
그 이외의 이유는 없을까.
조건부 대출방식과 시장이자율을 사용하는 대출방식간의 차이점을 보면
전자는 CD매입에 관한 1대1의 협상을 통하여 실질이자율을 결정하므로
협상조건에서 우위를 갖는자에게 더욱 유리한 거래형태로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은행문턱이 높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은행의 협상능력이 자금의 수요자보다 더 높다고 할수있으며 이는 은행이
조건부 대출방식하에서 더 높은 이윤을 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조건부 대출방식하에서 자원배분 효율성의 달성여부를
생각해봐야 한다.
금융기관은 자금수요자의 투자계획에 관한 조사를 통하여 투자수익률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의 효율성이 높은 곳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은행이 협상능력의 우위를 통하여 이윤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조건부 대출방식하에 자원을 배분한다면 이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갖는
수요자와 은행이 가장 유리한 협상을 할수있는 수요자가 항상 동일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저하시킬수 있다.
이같은 의문점들은 대출이자율이 실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끼워팔기의
형태로 CD를 판매한데에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현행의 대출방식은 자원배분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은행은 여신금리를 실세화시키고 자금대출때 CD를 끼워파는
행태를 포기하여 자원배분의 효율을 저하시킨다는 의혹을 벗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
은행권의 수신상품중 양도성예금증서(CD)는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D,발행잔액 추이를 보면 89년에는 1조9,000억원으로 저축성예금 대비
0.4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1조4,000억원에 달해 저축성예금대비
21.4%를 보이고 있다.
현재 예금은행의 수신수단으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CD의 발행및 유통시장을 보면 매우 기이한 현상이 발견된다.
발행금리가 유통수익률에 비하여 항상 낮다는 것이다.
한예로 올해 8월중에 발행된 91일만기 CD의 발행금리는 11.52%였으나
같은기간 이상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격이라고 할수 있는 유통수익률의
평균은 약 13.45%였다.
이는 누군가가 발행시장에서 시중가보다 더 높은 가격(낮은 이자율)으로
CD를 매입,유통시장에서 싼(높은 이자율)시중가격으로 매도했으며 이러한
거래를 통하여 지난 8월의 경우 평균 1.93%의 손해를 감수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누가 발행시장에서 CD를 매입하는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가장 먼저 생각할수 있는 경우는 저축을 목적으로 CD를 매입하는
것이다.
현재 91일만기 CD의 발행금리는 만기가 1년 이하인 정기예금의 이자율보다
약 2%이상 높으며 CD는 만기일 이전에도 시중에서 현금교환이 용이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CD의 최소 발행한도인 2,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은 저축의 수단으로 CD를 매입할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CD매입의 목적이 저축이라면 유통시장에서 매입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수 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생각해볼수 있는 경우는 자금 수요자가 매입한 가능성이다.
발행이자율이 유통수익률보다 낮은 상태에서 CD를 매입하는 것은 매입자인
자금의 수요자에게 손해가 발생되는 것이므로 이의 보상을 위해 대출
이자율은 시장이자율보다 낮아야 할 것이다.
즉 자금의 수요자는 낮은 여신이자율과 높은 가격의 CD매입을 병행하는
"조건부 대출방식"하에서 CD를 매입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이러한 거래방법을 원하는가이다.
만약 자금의 수요자가 조건부 대출방식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본인
스스로가 더욱 복잡한 형태의 거래방식을 선택하였다는 점에서 CD에
관한 상당한 지식과 예상가격에 대한 정보가 있는자로 판단된다.
또한 이러한 수요자는 자신의 정보를 이윤으로 실현시키기 위하여
CD유통시장에 수요자및 공급자로 적극 참가할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CD유통시장을 보면 이러한 현상을 나타내는 징후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조건부 대출방식을 요구하는 자는 자금의 공급자인 은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은행은 왜 대출이자율을 올리지 않고 절차상 더 복잡한 조건부
대출방식을 사용하는가.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대출이자율에 대한 규제가 있었고 이에따라
조건부 대출방식과 비슷한 형태의 대출관행이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다.
대부분의 대출이자율이 자유화된 현재에도 당시의 관행이 남아있을수
있으며 그결과 조건부 대출방식을 여전히 사용한다고 볼수도 있다.
그 이외의 이유는 없을까.
조건부 대출방식과 시장이자율을 사용하는 대출방식간의 차이점을 보면
전자는 CD매입에 관한 1대1의 협상을 통하여 실질이자율을 결정하므로
협상조건에서 우위를 갖는자에게 더욱 유리한 거래형태로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은행문턱이 높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은행의 협상능력이 자금의 수요자보다 더 높다고 할수있으며 이는 은행이
조건부 대출방식하에서 더 높은 이윤을 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조건부 대출방식하에서 자원배분 효율성의 달성여부를
생각해봐야 한다.
금융기관은 자금수요자의 투자계획에 관한 조사를 통하여 투자수익률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의 효율성이 높은 곳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은행이 협상능력의 우위를 통하여 이윤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조건부 대출방식하에 자원을 배분한다면 이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갖는
수요자와 은행이 가장 유리한 협상을 할수있는 수요자가 항상 동일하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저하시킬수 있다.
이같은 의문점들은 대출이자율이 실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끼워팔기의
형태로 CD를 판매한데에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현행의 대출방식은 자원배분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은행은 여신금리를 실세화시키고 자금대출때 CD를 끼워파는
행태를 포기하여 자원배분의 효율을 저하시킨다는 의혹을 벗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