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라이언(RYAN)이 23일밤 제주도와 남부해안지방을 통과,
강풍과 함께 집중호우를 뿌리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초속 35m안팎의 강풍을 동반하고 23일밤 11시께 제주도 동남쪽 2백50km
해상에 도달한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도서지방 곳곳의
가옥과 농경지및 도로가 유실되고 제방이 침수됐다.

특히 수확기에 접어든 사과와 배등 과수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농경지
침수로 인한 벼농작물도 상당수 유실됐다.

그러나 태풍이 남해안지역으로 다가오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된데다 진행
경로도 일본쪽으로 치우침에 따라 당초 예상만큼 피해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태풍이 당초 대한해협을 통과하면서 우리나라 남해안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한해협부근의 제트기류가 우리나라 북쪽의 찬 기류에
밀리면서 태풍도 일본쪽으로 치우치게 됐다"면서 "남해안은 24일 오전께,
동해안은 오후께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에따라 태풍 "라이언"은 24일오전 9시께 울릉도 남동쪽 2백20km 해상까지
진출한 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인근도서지방과 영남내륙지방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24일 오전2시를 기해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동해중부전해상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대체했다.

이번 태풍의 중심반경 3백 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제조도와 남부
지방에는 초속 15m의 강풍과 함께 곳에 따라 80~2백mm의 많은 비가
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