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케팅의 최종목표는 셰어 1위다.

그러나 ''1위''를 지향한다고해서 누구나 ''1위''를 할 수 있지 않다는데
마케팅의 ''역설''이 있다.

복사기 시장은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 등 전문3사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형.

부동의 셰어 1위는 신도리코다.

올 상반기 40.1%의 점유율을 보였다.

뒤를 쫓는 롯데캐논(26.3%)과 코리아제록스(25.3%)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롤 치열한 ''2위''다툼을 벌이고 있다(3사 올상반기 영업실적 교환자료
기준).

현대전자와 대우통신은 전문3사에 밀려 각 5%이하의 셰어에 그쳤다.

최근 복사기 업체들의 마케팅 타깃은 ''기본기능 강화''에 집중되고 있다.

신도리코는 종이걸림등의 잔고장을 없앤 ''NT-4000''시리즈로 1위를
고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기본기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

코리아제록스도 최근 무결점주의를 표방한 ''제록스 230''시리즈를 시판했다.

3년여의 연구기간에 5백억원의 개발비를 쏟아부었다는 사실에서
''1위진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제록스는 현재 2백32개소인 영업망을 올 연말까지 2백70개소로 늘려
신도리코(4백여곳) 롯데캐논(3백여곳)보다 열세인 ''유통망''도 보완할
방침이다.

롯데캐논 역시 최근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LC-3535''와 ''LC-2525M''을
내놓았다.

기능추가보다 잔고장을 없애는데 중점을 둔 제품이다.

롯데는 여기에 연간 광고비로 3사중 가장 많은 40여억원을 지출하는 등
물량공세도 취하고 있다.

2위를 다투는 코리아제록스와 롯데캐논은 한결같이 ''1위''지향전략을 펴고
있다.

광고전략 등 타깃은 언제나 신도리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케팅전문가들은 마케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1위전략은 2위전략
일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렌터카 업체인 아비스가 채택한 ''위 아 넘버투(We are number two)''
캠페인을 예로 들면서.

아비스는 ''2위''를 솔직히 인정함으로써 ''3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고
그결과 ''1위''도 겨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훌륭한 ''2위''전략은 ''1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