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말 패션의 시계는 뒤로 마냥 돌아가는가.

봄여름의 60년대 "재키 룩"에 뒤이어 올 가을겨울 의상은 그레타 가르보로
대표되는 40년대 여배우 스타일 일색이다.

이번 시즌 여성복의 포인트는 "글래머룩".

잘룩한 허리,풍만한 가슴과 히프, 그리고 늘씬한 다리를 강조하는 복고풍
의상이 국내외 패션가에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 품목은 피트&슬림(날씬하게 몸의 선을 살리는 것)수트, 새틴을
비롯한 광택소재 수트, 라이크라등 탄력있는 소재의 원피스, 허리를 강조한
무릎길이 트렌치코트.

파리 뮌헨 뉴욕등 세계패션중심지의 기성복 패션쇼에 나타난 트렌드를
살펴본다.

파리 프레타포르테의 주류는 40년대 영화배우 스타일.

무릎길이 스커트, 테일러드 재킷, 얇은 벨트가 단골품목으로 등장했다.

배꼽티의 연장선상에 선 작은 스웨터, 하이힐, 반짝거리는 작은 핸드백이
중요한 소품.

뮌헨과 뒤셀도르프 패션쇼의 주제는 "글래머룩".

30~50년대 스타일을 더욱 육감적으로 발전시켰다.

몸에 완벽하게 달라붙는 스트라이프 재킷, 니트직물, 갖가지 섬세한 무늬가
등장했다.

뉴욕 컬렉션은 언제나 그렇듯 보다 실용적이다.

커리어우먼용 의상이라는 전통에 여성미를 더했다.

정장수트는 딱딱한 남성복형태를 벗어나 여성의 곡선미를 살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아랫단을 둥글게 처리한 재킷, 히프선이 드러나는 스커트가 자주 눈에
띈다.

바지정장도 절개선을 넣거나 벨트를 매어 허리선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흐름은 마찬가지.

2~3년전부터 유행해온 남성적인 정장스타일과 글래머룩을 절충한 형태가
많이 나와 있다.

검정과 빨강의 강렬한 배색, 밝은 회색, 그리고 스트라이프 무늬를 많이
볼수 있다.

니트의 강세도 주목할만한 현상.

예전에는 단지 편한 옷으로만 인식됐으나 몸의 굴곡을 자연스레 드러낸다는
점때문에 새로운 트렌디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금단추등 고급스런 장식을 달거나 상의를 테일러드 재킷으로 만들면 정장
으로도 무리가 없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