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창업이후 사용해온 회사이름을 새이름으로 바꾸는등 상호
개명바람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회사이름을 갖는 것이 무한경쟁을 이겨낼수 있는
첫걸음이 될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작게는 수천만원에서 크게는 삼성의 로고변경처럼 1백억원대의 경비가
들어가는 CI작업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삼성 LG 한화등 대기업그룹들을 중심
으로 전개돼 왔으나 최근들어서는 중소기업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회사이름이 "<><>제당" "<><>유업"등 특정분야에 한정돼 있는 기업들은
보다 포괄적인 이름으로 바꾸고 있으며 외국어로 발음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국제감각을 가미한 단순한 이름을 채택하고 있다.

이와같은 추세를 반영, 올들어 LG그룹계열 9개상장사를 포함해 26개상장
기업들이 CI작업을 완료했고 통일중공업 서울은행등 17개상장사가 상호명을
이미 바꿔쓰고 있다.

이밖에 광주종합금융 세신실업 선일포도당등 9개회사는 주주총회를 거쳐
상호변경을 추진중이다.

식품업계 최대기업인 제일제당의 경우 설탕이 전체매출액의 20%에 그칠
정도로 사업비중이 줄어들자 이를 반영할 새로운 회사이름을 찾고 있다.

올해초 사원들을 대상으로 사명을 공모하는 한편 외부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올해 11월까지 새이름을 확정할 계획이다.

화장품과 비누등 비식품사업에 뛰어든 풀무원은 지난5월 회사이름을
"풀무원식품"에서 "풀무원"으로 바꿨으며 매일유업도 "썬업"주스와 먹는
샘물 초코드링크등의 사업에 뛰어든 이후 "유업"분야매출이 50%수준으로
낮아지자 회사명에서 "유업"자를 떼내려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제빵회사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위해 삼립GF(General Food)
라는 이름으로 국제감각을 가미하여 변경했다.

기존 "세일"중공업의 경우 상호를 영어로 발음할 경우 Sale, 즉 영어로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주게돼 국제적인 이름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
통일그룹과 일체화시킨다는 방침아래 "통일중공업"으로 바꿨다.

산내들그룹은 사세성장에 따라 계열사들을 하나로 이미지통합한 경우에
해당한다.

산내들그룹은 오는 2000년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아래 계열사를
건자재 식품 유통 건설등 4개부문으로 재편, 그룹명을 산내들로 지었다.

이에 따라 건자재업체인 연합인슈만 제외하고 연합인슈건설은 산내들건설로,
연합식품은 산내들식품공업등으로 바뀌었다.

이같은 기업들의 CI바람으로 인피니트 한국상표자료센터등 "이미지" 창출
업체들도 성업하고 있다.

하나은행 현대종합금융 풀무원등의 로고를 만들어 큰 각광을 받은
인피니트사의 이승훈회장은 "기업의 로고나 상호는 기업의 얼굴인점에
비추어 이를 어떻게 가꾸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수 있는 관건이 돼가고
있다"고 말하고 "최근의 CI바람으로 각 기업으로부터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신재섭.현승윤.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