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관련 기업들의 모임인 원자력산업회의(회장 이종훈한전사장)가
5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기로 했던 "원자력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간담회"가 돌연 무기연기돼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특히 이 간담회는 최근 한국전력공사와 원자력연구소 한국중공업등이
국내 원전설계의 주도권을 놓고 논란을 벌이던 와중에 준비됐던 것이어서
관심은 더욱 증폭.

과학기술처와 통상산업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원자력 관련 기관간의 역할
분담과 원전 설계일원화등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던것.

이와관련, 원자력산업회의의 감독기관인 과기처는 "간담회 연기 배경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원자력산업회의가 알아서 결정한 일일뿐"이라고만
답변.

그러나 통산부관계자는 "한전과 원연등이 원전 설계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에 그런 공개간담회를 갖는게 적절치 않아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간담회 연기는 원자력산업회의가 자체 결정한 것이지
정부는 이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압력설"을 극구 부인.

한편 원자력관계자들은 "모처럼 국내 원전사업의 체계에 대한 관련
기관들의 토론과 합리적인 결론도출을 기대했었다"며 "간담회 연기로 원전
이해당사자간에 토론보다는 "뒷말"과 "암투"가 계속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고 촌평.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