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성 <현대 경제 사회 책임연구원>

금년 4월 달러당 79엔까지 떨어졌던 엔화환율이 8월들어 98엔까지 상승
하는등 엔고에서 엔저로 급변하였다.

이러한 환율의 급변은 초일류를 지향하는 국내기업으로 하여금 환위험에
대한 인식을 더욱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국내기업이 환위험 증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효과적으로 환위험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외환및 자본자유화가 확대됨에따라 환율이 국제적 요인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게되고 단기적인 환율변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위험 관리는 국내기업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지난 7월중순 산업은행이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 환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기업은 조사대상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환위험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어느정도 관리방법에 대해서 알고있다
손 치더라도 기업이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데 있어서는 여러 제약이 있다.

우리의 금융 여건상 먼저 환위험 자체를 똑바로 인식하여 기업내.외적으로
존재하는 관리상 제약요인을 극복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런 과정
에서 기업의 환위험 관리는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될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환위험은 무엇인가.

환위험은 환율의 변동(Volatility)에 의해 발생하는 위험을 말하며 이
위험은 기업의 불확실한 자금흐름(Cashflow)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환위험은 기업의 재무.마케팅.구매.생산등 장래 기업의 수익과
비용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된다.

따라서 지난 93년 상반기 제조업체가 입은 환손실이 경상이익의 14%에
달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많이 만들어 많이 팔자"식의 경영마인드가
급변하는 국제 금융환경에서 얼마나 위험한지 알수 있다.

환위험 관리의 가장 일반적인 제약요인으로는 환위험과 금융선물에 대한
경영층의 인식부족, 전문 관리인력과 전담부서의 미비, 선물환 시장의 부진,
금융 선물시장의 부재, 법.제도상의 제약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미 자주 지적되어 왔고 꾸준히 개선되어 왔지만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환위험 관리계획을 갖고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존에 제시된 여러방안 중에서 특히 간과해서는 안될 부문을 다시금
지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위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환위험 관리에 전사적차원의 조직적인 투자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둘째 환위험뿐만 아니라 금리와 가격위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차원에서
출발해야 한다.

셋째 관리지침과 절차를 반드시 명문화해야 하며 최악의 사태를 고려한
위험측정과 관리가능한 위험의 상한 설정및 그에 따른 충분한 자기자본
보유를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넷째 위험의 인식.관리.사후평가에 이르기까지 확실한 책임 관리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외 대형 금융사고이후 기업 경영진들의 파생금융상품 활용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진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최신의 금융기법과 전략이 있더라도 이를 실천에 옮길 기본적인
운용.관리 조직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거나 때로는 실행자체가 위험할수
있다.

앞으로 국내외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파생금융상품은 기업의 주요 환위험
관리수단으로 정착될 것이다.

그 이유는 파생금융상품이 환위험뿐만 아니라 여러 위험에 대한 다양한
관리방안을 손쉽게 제시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생외환상품의 활용규모는 외국에 비해 여전히 작은 편이다.

따라서 21세기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국내기업들은 파생금융시장의
적극적 참여를 위해 사내 책임 관리 구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한 안정적인 환위험 관리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책임업무가 수행되어야 한다.

경영자는 딜러가 사전에 수립된 기업의 내부 정책과 지침에 준해 거래를
실행하였는지 확인하고 딜러는 사전에 승인된 지침에 준해 거래를 실행하고
그 거래내용과 결과를 자금부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자금부의 원장관리 담당자는 딜러의 보고와 주거래 은행으로 부터의
거래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주 거래은행은 딜러와 정보, 주문체결
및 결과의 상호 교류뿐만 아니라 자금부에 딜러의 거래내용과 매매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거래결과의 보고는 가급적 단순화된 양식에 준하며(Value at Risk 활용)
특히 딜러와 자금부간에는 철저한 분리가 요구된다.

이제 효율적인 환위험 관리는 기업의 대외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환위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서 출발하여 최고 경영진으로 부터 일선부서
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책임관리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물론 그 방향은 파생금융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잡아가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