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수교 30년] 최근들어 수평제휴 활성화..투자 진출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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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억하는 이들이 거의 없지만 67년8월은 한일 양국의 경제
협력사에서 기념해 둘만한 달이다.
바로 그 달에 일본의 대한국 투자1호 기업인 한국공작기계사가 설립됐기
때문이다.
설립주체는 한국의 소규모 철강업체인 한국금속공업(대표 류지연)과
일본의 다이니치금속공업.
양측이 51대49의 지분으로 80만달러를 투자해 합작설립한 이 회사는 요즘
연간 매출 1백50억원에 계열사(한국정기공업)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자라났다.
한국기업의 자본이 일본에 상륙한 것은 한국공작기계가 설립된지 꼭
8년만인 75년8월.
국내 종합상사 1호이기도 한 삼성물산이 자본금 37만3천달러로 도쿄시내에
현지법인의 깃발을 올렸다.
그 이전인 70년5월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농산물 현지판매법인을 세운
적이 있지만 이는 민간기업의 투자가 아니었다.
또 72년10월에 대한항공이 1백20만달러를 투자해 부동산을 사들인 기록도
있는데 이 역시 직원숙소를 매입한 것이었기에 본격적인 대일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시작된 한일양국 기업간의 상호진출은 세월의 연륜과 함께 착실히
확대돼왔다.
일본기업들의 대한 투자는 73년 마산수출자유지역이 완공되면서 본격화
됐다.
한국측이 제공하는 저임의 노동력과 각종 세금감면조치는 일본기업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 이후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과 임금상승등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다소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을 찾는 일본기업들의 투자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정부 출범이후로는 적극적인 대일투자유치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다소 뜸했던 일본기업들의 대한투자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지난 6월말현재 한국에 대한 일본기업의 투자는 2천5백38건에
51억4천4백만달러를 헤아리고 있다.
이 수치는 아직까지 철수하지 않고 남아있는 기업들의 투자규모이고
그 사이 철수한 기업들의 투자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한편 한국기업들의 대일투자는 지난 6월말현재 1백62건에
2억1천4백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이 가운데 85%정도가 80년대 후반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
이는 그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투자의 여력이 별로 없었을뿐 아니라 해외
진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일 양측의 기업들이 서로 상대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지만
그 투자패턴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기업들의 대한투자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한다.
광업과 농축수산업도 일부 있지만 그 규모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미미하다.
제조업중에서는 전기.전자업종이 6억8천만달러로 가장 많고 화학 운송기기
기계 섬유 등의 업종에 비교적 골고루 투자돼 있다.
서비스업으로는 숙박업이 19억8백만달러로 단연 압도적인데 이는
호텔롯데를 비롯 재일교포 자본이 호텔분야에 집중투자된 탓이다.
지난 72년에 설립된 호텔롯데의 투자액은 5억8천만달러로 일본에서 들어온
투자자본중 최대규모이다.
이에비해 한국기업들의 대일투자는 절반정도가 부동산매입이다.
개별투자금액에 있어서도 포철의 도쿄사무실 매입
(94년10월 1억1천만달러)이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매입 다음으로는 무역업투자가 8천2백만달러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제조업투자는 전체투자의 10%정도로 투자순위 3위업종이다.
일본기업들의 대한투자는 미국기업들의 대한투자와도 확연히 구별된다.
첫째는 건당 투자규모가 미국기업들에 비해 작다는 점이다.
지난 6월말현재 국내 제조업분야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건당 투자금액은
4백17만달러인데 비해 일본기업들은 1백29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기업들의 경우 투자주체가 주로 중소기업들이라는 특징과도
연결된다.
이와함께 일본기업들의 투자는 한일양국간의 기술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도 보인다.
즉 핵심기술은 자신들이 계속 독점하고 주변기술 위주로 해외에 내보내는
것이다.
이같은 투자패턴은 자 모양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떼의 모습과 유사하다해서
"안행형태"의 투자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일양국의 이같은 투자패턴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한국기업들 쪽에서는 일본제조업체를 인수하거나 현지연구소를
설립하는 등의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작년 11월에 있었던 LG전자와 일본 알프스전기의 합작연구법인 설립,
작년 7월과 올 4월 일본의 럭스사(오디오업체)와 유니온광학을 잇따라
인수한 삼성전자의 사례가 이에 속한다.
이밖에 지난 2월에는 대우중공업이 굴삭기 제조업체인 하닉스사를 매수
하기도 했다.
또 일본측에서도 과거와 달리 첨단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올 상반기중 일본 도레이사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반도체 제조용 필름생산
업체 스테코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또 삼성전기와 차세대 반도체인 TAB용 필름제조업체 스템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닛쇼이와이가 한국고베용접을 설립,첨단용접기술을 이전하는 등 합작투자
형태의 한일기업간 수평제휴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6일자).
협력사에서 기념해 둘만한 달이다.
바로 그 달에 일본의 대한국 투자1호 기업인 한국공작기계사가 설립됐기
때문이다.
설립주체는 한국의 소규모 철강업체인 한국금속공업(대표 류지연)과
일본의 다이니치금속공업.
양측이 51대49의 지분으로 80만달러를 투자해 합작설립한 이 회사는 요즘
연간 매출 1백50억원에 계열사(한국정기공업)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자라났다.
한국기업의 자본이 일본에 상륙한 것은 한국공작기계가 설립된지 꼭
8년만인 75년8월.
국내 종합상사 1호이기도 한 삼성물산이 자본금 37만3천달러로 도쿄시내에
현지법인의 깃발을 올렸다.
그 이전인 70년5월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농산물 현지판매법인을 세운
적이 있지만 이는 민간기업의 투자가 아니었다.
또 72년10월에 대한항공이 1백20만달러를 투자해 부동산을 사들인 기록도
있는데 이 역시 직원숙소를 매입한 것이었기에 본격적인 대일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시작된 한일양국 기업간의 상호진출은 세월의 연륜과 함께 착실히
확대돼왔다.
일본기업들의 대한 투자는 73년 마산수출자유지역이 완공되면서 본격화
됐다.
한국측이 제공하는 저임의 노동력과 각종 세금감면조치는 일본기업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 이후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과 임금상승등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다소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을 찾는 일본기업들의 투자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정부 출범이후로는 적극적인 대일투자유치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다소 뜸했던 일본기업들의 대한투자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지난 6월말현재 한국에 대한 일본기업의 투자는 2천5백38건에
51억4천4백만달러를 헤아리고 있다.
이 수치는 아직까지 철수하지 않고 남아있는 기업들의 투자규모이고
그 사이 철수한 기업들의 투자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한편 한국기업들의 대일투자는 지난 6월말현재 1백62건에
2억1천4백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이 가운데 85%정도가 80년대 후반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
이는 그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투자의 여력이 별로 없었을뿐 아니라 해외
진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낮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일 양측의 기업들이 서로 상대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지만
그 투자패턴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기업들의 대한투자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한다.
광업과 농축수산업도 일부 있지만 그 규모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미미하다.
제조업중에서는 전기.전자업종이 6억8천만달러로 가장 많고 화학 운송기기
기계 섬유 등의 업종에 비교적 골고루 투자돼 있다.
서비스업으로는 숙박업이 19억8백만달러로 단연 압도적인데 이는
호텔롯데를 비롯 재일교포 자본이 호텔분야에 집중투자된 탓이다.
지난 72년에 설립된 호텔롯데의 투자액은 5억8천만달러로 일본에서 들어온
투자자본중 최대규모이다.
이에비해 한국기업들의 대일투자는 절반정도가 부동산매입이다.
개별투자금액에 있어서도 포철의 도쿄사무실 매입
(94년10월 1억1천만달러)이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매입 다음으로는 무역업투자가 8천2백만달러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제조업투자는 전체투자의 10%정도로 투자순위 3위업종이다.
일본기업들의 대한투자는 미국기업들의 대한투자와도 확연히 구별된다.
첫째는 건당 투자규모가 미국기업들에 비해 작다는 점이다.
지난 6월말현재 국내 제조업분야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건당 투자금액은
4백17만달러인데 비해 일본기업들은 1백29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기업들의 경우 투자주체가 주로 중소기업들이라는 특징과도
연결된다.
이와함께 일본기업들의 투자는 한일양국간의 기술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도 보인다.
즉 핵심기술은 자신들이 계속 독점하고 주변기술 위주로 해외에 내보내는
것이다.
이같은 투자패턴은 자 모양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떼의 모습과 유사하다해서
"안행형태"의 투자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일양국의 이같은 투자패턴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한국기업들 쪽에서는 일본제조업체를 인수하거나 현지연구소를
설립하는 등의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작년 11월에 있었던 LG전자와 일본 알프스전기의 합작연구법인 설립,
작년 7월과 올 4월 일본의 럭스사(오디오업체)와 유니온광학을 잇따라
인수한 삼성전자의 사례가 이에 속한다.
이밖에 지난 2월에는 대우중공업이 굴삭기 제조업체인 하닉스사를 매수
하기도 했다.
또 일본측에서도 과거와 달리 첨단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올 상반기중 일본 도레이사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반도체 제조용 필름생산
업체 스테코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또 삼성전기와 차세대 반도체인 TAB용 필름제조업체 스템코를
설립하기도 했다.
닛쇼이와이가 한국고베용접을 설립,첨단용접기술을 이전하는 등 합작투자
형태의 한일기업간 수평제휴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