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김문권기자] 전면파업 이틀째인 한국중공업 사태는 빠르면 이번주
초 사측이 일방중재를 신청할 방침이어서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중공업은 올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달 10일부터 노조가 부분파업
과 태업을 벌여왔고 지난18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가 국내외 신용도
가 떨어지고 있음은 물론 경영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사태를 조기
수습하기 위해 일방중재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사측은 이번주초 중앙노동위원회에 올 임단협 중재를 신청키로
했다.

중재를 신청할 경우 노조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지해야하며 파업을 계속
할때는 불법파업으로 간주되며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노조는 사측이 일방중재를 신청할 경우 사내에서 농성을 벌이며 강력히
투쟁할 방침이나 공권력 투입시 물리적 충돌은 피한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회사와 협력업체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이
날 현재 1천9백억원의 매출손실을 기록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3백여 협력업체의 연쇄부도 및 도산이 우려되고 있
다.

국내 발전설비 독점공급업체인 한중의 파업으로 전국 각곳의 발전소 건설
사업도 중단되고 있다.

이로인해 삼천포화력 발전소 5.6호기 건설현장 작업이 전면 중단됐으며
태안화력과 하동화력 발전소와 월성원자력 발전소의 공기지연사태가 빚어지
고 있다.

또 노조의 방해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짓고 있는 담수공장에 설치할 기자재
를 부두에 대기중인 중국 국적의 벨로핑로드호(1만3천3백t급)에 한달째 선적
하지 못하는등 해외공사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고 사측은 밝혔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전9시 본관앞에서 2천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경영부실을 노조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사측을 비난하고 "전
조합원이 한데뭉쳐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결의했다.

조합원 2백여명은 이날도 본관12층 임원실에서 철야농성을 벌였으며 본관
진입과정에서 노사간에 가벼운 몸싸움도 일어났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