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 원사업체들이 수요감소에 따른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9월부터 잇따라 조업단축에 들어간다.

설비증설을 추진해온 일부 업체들도 완공시기를 늦추거나 생산품목을
변경,수요급감에 따른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부분적인 생산량을 줄여온 선경인더
스트리가 9월부터 30% 조업단축을 실시키로 한데 이어 동국합섬 삼양사
제일합섬등도 생산량을 10~30% 줄일 방침이다.

한국합섬은 당초 이달중 끝내려던 일산 5백t 규모의 폴리에스터장섬유
증설작업을 연말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산 1백t증설을 진행해온 대하합섬도 최근 폴리에스터칩생산용으로
설비를 변경했다.

폴리에스터 화섬업체들이 채산성악화를 이유로 자율조단을 실시하는 것
은 지난 89년이후 5년만이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4월이후 폴리에스터 직물수출채산성이 급격히 악화
되면서 원사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누적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국내 폴리에스터원사업체들의 총재고는 지난해 월평균 1만8천t정도였으나
지난달에는 2만5천t까지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업체에는 적정재고인 7~8일분을 넘어서 15일분의 재고가 쌓여있다.

원사수요는 수요처인 직물업계가 재고누적으로 생산량 축소를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한동안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직물업체들은 지난 5월 이후 대중국 덤핑수출마저 어렵게되자 최근 워터
제트직기(WJL) 5백대 폐기와 생산량축소를 결의하고 통산부에 1천억 운
영자금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현재 폴리에스터직물 재고는 지난해의 5배수준인 5억야드에 이르는 것으
로 알려졌다.

한 화섬업체 관계자는 "TPA(테레프탈산)등 원료값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원사가는 2.4분기 이후 동결돼 팔수록 손해만 보는 형편"이라며
"중국수출경기가 호전되지 않는한 당분간 조업단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
다.

< 권녕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