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원 <한은 통화금융과 조사역>

[[[ 금리의 기능 (1) ]]]

금리란 자금의 공급자가 자금의 수요자에 대하여 자금을 빌려준데 대한
대가로서 받는 이자금액 또는 이의 원금에 대한 비율, 즉 이자율을 뜻한다.

한마디로 금리는 자금의 가격으로 자금공급자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소비를 미래로 연기함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에 대해 보상을 받는 것이며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타인자본을 소비 또는 투자함으로써 얻은 효용과 수익
에 대한 대가를 보상해 주는 것이다.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관하여는 학자에 따라 여러가지 의견이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일반상품의 가격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
에 의해 결정된다.

자금의 수요가 늘어나면 금리가 상승하고 자금의 공급이 늘어나면 금리는
하락하여 결국에는 수급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결정되는 금리는 끊임없이 변동하고 금리의 변동은 거꾸로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금리는 본연의 자금배분기능과 경기조절
기능을 발휘하게된다.

투자수익률이 높은 사업일수록 금융비용(금리)이 높더라도 이를 부담할수
있기 때문에 금융자금은 자연히 투자수익률이 높은 부문에 우선적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투자수익률이 높은 부문은 바로 수요가 많은 부문이므로
금리는 결과적으로 국민경제내에서 한정된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하게된다.

한편 호황시에는 자금수요의 증가로 금리가 높아지며 이를 커버할수
있을만큼 높은 투자수익률이 기대되는 사업만 투자가 실행될 것이므로
경기가 진정되고 반대로 불황시에는 자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금리가
낮아지므로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수익률이 예상되는 사업까지 투자가
이루어져 경기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것이 금리의 경기조절기능이다.

그러나 후진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실제 금융시장은 완전경쟁이 보장되지
못하고 독점적인 요소가 개입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따라 자금의 수급이
자유롭지 못하고 금리의 가격기능이 제약됨으로써 금리가 왜곡될 소지를
가지고있다.

금리가 왜곡되면 경기침체국면인데도 금리수준이 너무 높아 투자가 더욱
위축됨으로써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거나 경기가 과열국면인데도 금리가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물러 경기를 진정시키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금리의 왜곡이 없더라도 자금배분을 전적으로 금리의 가격기능에만 맡길
경우 사치성 소비업등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수익률이 높지만 국민경제
전체로는 생산적이지 못한 업종에 자금이 몰리는 결과가 초래되어 자금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뿐만아니라 금리가 시장원리에 따라서만 결정된다면 금리의 변동폭이 매우
커지게 되어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수급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투자의욕이 저하될수도 있다.

그러므로 각국의 금융당국은 금리가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수급에 의해서만
결정되도록 방치하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전체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