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지역을 가다] (12) 멕시코 <1>..수출위주 경제로 전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멕시코에 진출해있는 LG전자 판매법인과 새한미디어 생산법인.
이 두회사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작된 페소화폭락이후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업개시 첫해부터 흑자를 예상했던 LG전자 판매법인은 적자투성이회사로
전락했다.
반면 지난3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새한미디어 판매법인은 흑자기조로
돌아설수 있었다.
지난해4월 설립된 LG전자 멕시코판매법인은 12월20일까지만 해도 3천2백만
달러 매출에 65만달러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었다.
멕시코내수판매 마진도 높았고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말 페소화폭락은 사업첫해 흑자의 꿈을 산산조각내버렸다.
페소화로 판매한 외상매출금의 실제가치(달러환산가치)가 10여일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2백만달러상당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달러로 구입한 제품가격이 두배이상 올라 가격경쟁력도 상실했다.
이회사 박경선대표는 "올해들어서도 물건이 팔리지 않고 있다"며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10만달러였던 자본금을 3백만달러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중"
이라고 밝혔다.
새한미디어 멕시코생산법인은 지난92년9월 회사설립이후 매년 50만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왔으나 올해는 30만달러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 인건비와 기타관리비가 페소화폭락때문에 절반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달러로 전량 판매되는 비디오테이프의 가격은 종전 그대로다.
새한미디어 김선호멕시코생산법인대표는 "페소화폭락이후 인건비는 월
7만달러, 전력 용수 사무용품비등은 월3만달러씩 절감됐다"며 "본사에서
제품원료인 팬케이크가격을 1백피트당 6.5센트에서 8센트로 올렸지만
순이익 30만달러는 가능할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와 새한미디어의 대조적인 결과는 물론 양사의 영업정책때문이
아니다.
페소화폭락이라는 외풍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달러로 물건을 사다가 멕시코내수시장에 판매하는 회사들에는 페소화폭락이
재난이었고 멕시코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시장등에 판매하는 회사들에는
기막힌 호재로 작용했다.
페소화폭락은 멕시코인들의 구매력을 절반수준으로 줄여버렸다.
지난해 1달러당 3.4페소를 유지했던 환율이 올들어 1달러당 6~8페소까지
올랐다.
달러로 환산한 멕시코인 소득액은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피델 벨라스케즈 CTM(멕시코노조연합)회장은 "환율변화로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52% 감소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인들의 구매력감소는 우선 고가내구소비재인 자동차 판매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올들어 5월까지 내수용 자동차생산은 지난해보다 62.6% 줄어든 8만8천5백
50대에 그쳤다.
멕시코 5대자동차메이커중 하나인 닛산은 내수판매부진을 이유로
쿠에르나바카공장 조업을 지난6월부터 중단했다.
의류 잡화 완구와 식료품등 일반소비재의 소비도 크게 줄어들었다.
루이스 산타나 소매유통체인점협회장은 "백화점과 슈퍼마켓 전문점 편의점
등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40년만
에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고가의 수입제품위주로 판매하는 리버풀백화점의 경우 상반기중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리버풀 무에블레스폴랑코점 모이세스 가르시아 마케팅과장은 "수입제품가격
이 두배이상 올라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다"며 "수입가구나 수입가전
제품등 고가제품의 경우 70~80%정도 판매가 줄었다"고 울상이다.
멕시코에 55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슈퍼마켓 아우레라의 부에나비스타점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판매부장도 "판매가 지난해보다 30%이상 줄었다"며
"진열제품의 30%가 넘었던 수입제품 진열비율을 15%이내로 줄여 매출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유통업체들과 내수제품생산업체들은 페소화폭락이후 판매감소로
부도몸살을 겪고 있다.
멕시코 은행연합회는 "올들어 5월까지 파산업체가 5백개"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전국제조업협의회는 전국중소기업의 92%가 도산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미
1천2백여개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서 완전실업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4월 현재 6.3%로 늘어났다.
2백25만명이 한시간도 일하지 않는다는 수치다.
멕시코 상업은행의 미회수대출금은 올들어 월평균 29%씩 늘어나고 있다.
6월말 현재 은행대출금의 20%인 1백77억달러가 회수불가능한 부실대출로
나타났다.
부실대출비율이 "세계최고기록"이라는게 이곳 관계자들의 얘기다.
은행부실급증은 결국 이자율상승과 신규대출억제로 귀결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연15%수준이었던 금리가 한때 연80%까지 치솟았다.
최근 연40%대로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이같은 고금리는 멕시코인들이 물건을 구입할때 적용하는 할부이자율까지
높여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바이어들에 대한 신용장개설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페소화폭락으로 바이어들이 기존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신규신용장 개설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갑을 김덕용멕시코지사장은 "신규거래선을 개척해도 은행이 신용장을
개설해 주지 않아 거래가 안된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4월부터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15%로 높여 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악재들이 몰려오니 멕시코내수경기가 살아날리 없다.
반면 수출경기는 올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등 수출업종과 보세가공산업인 마킬라도라업체들을
중심으로한 수출은 지난상반기동안 3백81억달러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증가했다.
자동차수출의 경우 31.55% 늘어났다.
이에비해 수입은 3백5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 감소했다.
수출용원자재와 부품수입은 늘어난 반면 소비재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때문에 지난해 1백20여억달러에 달했던 무역적자(사상최대적자)가 올해
29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환율변화는 무역수지를 바꾼다"는 경제학원리를 증명이라도 하듯 페소화
폭락은 지난 몇년간의 수입초과현상을 단숨에 수출초과로 바꾸어 놓았다.
"멕시코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외환부족때문"으로 보는 방코멕스트(대외
무역은행)라파엘 모레노부총재는 "페소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증가로 국제
수지누적적자가 줄어들면서 내수경기도 점차 회복세를 보일것"이라고 전망
했다.
그는 "올해초 페소화폭락이 국가파산인 것처럼 과대포장된 것은 목소리가
큰 미국의 포트폴리오투자가들의 피해때문"이라며 "페소화폭락은 수입위주
였던 멕시코경제를 수출위주로 바꿀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유치위원회의 세르지오 인클란 아시아담당국장도 "보세가공산업인
마킬라도라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환율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수시장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철강등 수출업종과 마킬라도라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멕시코
경제를 끌어올리는 견인차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
이 두회사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작된 페소화폭락이후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업개시 첫해부터 흑자를 예상했던 LG전자 판매법인은 적자투성이회사로
전락했다.
반면 지난3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새한미디어 판매법인은 흑자기조로
돌아설수 있었다.
지난해4월 설립된 LG전자 멕시코판매법인은 12월20일까지만 해도 3천2백만
달러 매출에 65만달러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었다.
멕시코내수판매 마진도 높았고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말 페소화폭락은 사업첫해 흑자의 꿈을 산산조각내버렸다.
페소화로 판매한 외상매출금의 실제가치(달러환산가치)가 10여일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2백만달러상당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달러로 구입한 제품가격이 두배이상 올라 가격경쟁력도 상실했다.
이회사 박경선대표는 "올해들어서도 물건이 팔리지 않고 있다"며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10만달러였던 자본금을 3백만달러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중"
이라고 밝혔다.
새한미디어 멕시코생산법인은 지난92년9월 회사설립이후 매년 50만달러
이상의 적자를 내왔으나 올해는 30만달러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 인건비와 기타관리비가 페소화폭락때문에 절반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달러로 전량 판매되는 비디오테이프의 가격은 종전 그대로다.
새한미디어 김선호멕시코생산법인대표는 "페소화폭락이후 인건비는 월
7만달러, 전력 용수 사무용품비등은 월3만달러씩 절감됐다"며 "본사에서
제품원료인 팬케이크가격을 1백피트당 6.5센트에서 8센트로 올렸지만
순이익 30만달러는 가능할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와 새한미디어의 대조적인 결과는 물론 양사의 영업정책때문이
아니다.
페소화폭락이라는 외풍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달러로 물건을 사다가 멕시코내수시장에 판매하는 회사들에는 페소화폭락이
재난이었고 멕시코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시장등에 판매하는 회사들에는
기막힌 호재로 작용했다.
페소화폭락은 멕시코인들의 구매력을 절반수준으로 줄여버렸다.
지난해 1달러당 3.4페소를 유지했던 환율이 올들어 1달러당 6~8페소까지
올랐다.
달러로 환산한 멕시코인 소득액은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피델 벨라스케즈 CTM(멕시코노조연합)회장은 "환율변화로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이 52% 감소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인들의 구매력감소는 우선 고가내구소비재인 자동차 판매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올들어 5월까지 내수용 자동차생산은 지난해보다 62.6% 줄어든 8만8천5백
50대에 그쳤다.
멕시코 5대자동차메이커중 하나인 닛산은 내수판매부진을 이유로
쿠에르나바카공장 조업을 지난6월부터 중단했다.
의류 잡화 완구와 식료품등 일반소비재의 소비도 크게 줄어들었다.
루이스 산타나 소매유통체인점협회장은 "백화점과 슈퍼마켓 전문점 편의점
등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40년만
에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고가의 수입제품위주로 판매하는 리버풀백화점의 경우 상반기중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리버풀 무에블레스폴랑코점 모이세스 가르시아 마케팅과장은 "수입제품가격
이 두배이상 올라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다"며 "수입가구나 수입가전
제품등 고가제품의 경우 70~80%정도 판매가 줄었다"고 울상이다.
멕시코에 55개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슈퍼마켓 아우레라의 부에나비스타점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판매부장도 "판매가 지난해보다 30%이상 줄었다"며
"진열제품의 30%가 넘었던 수입제품 진열비율을 15%이내로 줄여 매출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유통업체들과 내수제품생산업체들은 페소화폭락이후 판매감소로
부도몸살을 겪고 있다.
멕시코 은행연합회는 "올들어 5월까지 파산업체가 5백개"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전국제조업협의회는 전국중소기업의 92%가 도산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미
1천2백여개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서 완전실업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4월 현재 6.3%로 늘어났다.
2백25만명이 한시간도 일하지 않는다는 수치다.
멕시코 상업은행의 미회수대출금은 올들어 월평균 29%씩 늘어나고 있다.
6월말 현재 은행대출금의 20%인 1백77억달러가 회수불가능한 부실대출로
나타났다.
부실대출비율이 "세계최고기록"이라는게 이곳 관계자들의 얘기다.
은행부실급증은 결국 이자율상승과 신규대출억제로 귀결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연15%수준이었던 금리가 한때 연80%까지 치솟았다.
최근 연40%대로 다소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이같은 고금리는 멕시코인들이 물건을 구입할때 적용하는 할부이자율까지
높여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바이어들에 대한 신용장개설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페소화폭락으로 바이어들이 기존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신규신용장 개설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갑을 김덕용멕시코지사장은 "신규거래선을 개척해도 은행이 신용장을
개설해 주지 않아 거래가 안된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4월부터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15%로 높여 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악재들이 몰려오니 멕시코내수경기가 살아날리 없다.
반면 수출경기는 올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등 수출업종과 보세가공산업인 마킬라도라업체들을
중심으로한 수출은 지난상반기동안 3백81억달러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2% 증가했다.
자동차수출의 경우 31.55% 늘어났다.
이에비해 수입은 3백5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 감소했다.
수출용원자재와 부품수입은 늘어난 반면 소비재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때문에 지난해 1백20여억달러에 달했던 무역적자(사상최대적자)가 올해
29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환율변화는 무역수지를 바꾼다"는 경제학원리를 증명이라도 하듯 페소화
폭락은 지난 몇년간의 수입초과현상을 단숨에 수출초과로 바꾸어 놓았다.
"멕시코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외환부족때문"으로 보는 방코멕스트(대외
무역은행)라파엘 모레노부총재는 "페소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증가로 국제
수지누적적자가 줄어들면서 내수경기도 점차 회복세를 보일것"이라고 전망
했다.
그는 "올해초 페소화폭락이 국가파산인 것처럼 과대포장된 것은 목소리가
큰 미국의 포트폴리오투자가들의 피해때문"이라며 "페소화폭락은 수입위주
였던 멕시코경제를 수출위주로 바꿀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유치위원회의 세르지오 인클란 아시아담당국장도 "보세가공산업인
마킬라도라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환율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수시장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철강등 수출업종과 마킬라도라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멕시코
경제를 끌어올리는 견인차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