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기행패에서 매직하모니까지"

전자업계의 다국적 연합군으로 출범해 "무서운 신예"로 주목받는 동양매직
이 자랑하는 사내 서클은 모두 15개에 이른다.

볼링 테니스 야구 축구 산악회등 스포츠모임은 물론 풍물기행 합창(매직
하모니) 사진(매직포커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이들 사내 서클에는
전체 임직원의 80%가 몸을 담고 있다.

회사측이 임직원들의 사내 서클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서다.

운영비 지원은 물론 각종 사내 시설을 제공해 주고 있다.

동양매직이 이처럼 "서클 경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이 회사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그 이유가 단박에 드러난다.

전체 임직원 1,100여명의 60%, 과장급이상 간부들로만 따지면 80%가 다른
회사에서 옮겨온 "외인부대"들이다.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이영서사장(52)부터가 지난 90년9월
대우전자에서 자리를 옮긴 "이방인 출신"이다.

동양매직의 전신인 동양시멘트 가전사업부가 출범한게 지금부터 꼭 10년전
인 85년7월, "동양매직"이란 사명으로 독립한건 채 2년도 안되는 93년
12월말이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니까 동양매직은 적극적인 "서클 경영"을 서로 "본적"이 다른
임직원들간 친화의 촉매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회사내에 노래방을 설치해 놓고 이용자들에게 맥주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사장 자신은 "올라운드 서클맨"을 자처한다.

때로는 산악모임에 모습을 나타내 직원들과 같이 산을 오르며 자연스런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각 서클회원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스스럼
없이 어울리기도 한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많은 경험과 새로운 시각을 서로 주고 받으며
회사의 "저력"으로 축적해 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는것.

동양이 경영방침으로 추구하고 있는 "4F", 즉 정확한 방향설정(Focused-on)
과 유연한 사고로(Flexible) 발 빠르게(Fast) 소비자와 친근한(Friendly)
기업문화도 이런 "다양성속의 조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