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석 <투자금융경제연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금리자유화추진과정은 지금까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금번의 7.24금리자유화조치 이후에도 시중의 전반적인 금리상승이나
금융기관간 급격한 자금이동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당초의 3단계 자유화일정을 시의적절하게 앞당겨 실시한 정책당국의
높은 안목에 기인한바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 조치에 따른 일부 여수신금리자유화가 각 경제주체의 손익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금번의 정책자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추가이자 부담을 가지게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출금리상승이 은행들의 자금취급규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책자금에 대한 한은자금지원비율과 재할인금리를 현행수준대로
유지한다고 하나 금리자유화의 진전에 따라 총액한도는 향후 축소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은행권의 일반가용자금이 수신상품의
경쟁력강화및 대기업대출의 감소로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중소기업
여신보다는 유가증권 매매업무나 가계대출등으로 자금운용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설혹 금번의 정책자금 대출금리인상이 이 자금취급규모 확대유인으로
작용할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간의 부동산등 담보대출관행하에서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이를 실제로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와 같은 금융중개구조및 관행과 간접금융행태가 지속되는한
중소기업들의 중장기 자금조달여건도 조달비용측면에서 어려워질
것은 물론,조달가능규모의 측면에서도 개선되지 못할 우려가 크다고
하겠다.

고금리의 단기수신상품및 신탁상품이 은행수신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적으로 증대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상승된 은행의 자금조달원가중
상당부분은 전반적인 대출금리상승으로 이어져 기업들에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현재로도 비교적 유리한 금리의 적용을 받고 있고
직접금융 이용 확대및 해외기채등 차입선의 다변화로 예상되는 고금리에
대처 가능하나,중소기업들의 직접금융에 의한 외부자금 조달이 용이하지
않고 간접금융,특히 은행대출에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특히 향후 추진 예정인 4단계금리 자유화가 은행의 요구불예금및
요구불성격의 저축성예금으로 이에따른 여수신금리의 동반상승이 크게
우려되는데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여건 악화를 최소화함과 아울러
시장원리에 따른 자금이용가능성이 극대화될수 있도록 사전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여신위험의 집산을 통한 자금의 간접중개라는 은행본연의 기능이
조속히 회복되어야 할 것이다.

은행의 여신심사기능을 실질적으로 제고,현재의 담보대출관행 등을
과감히 지양해나가는 한편 은행신탁자금의 신탁대출 운용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등으로 은행의 신탁회사화 내지 투신사화를 방지하여야
하겠다.

둘째,중소기업의 단기직접금융 이용기회를 과감히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투금및 종금사의 출장소 등을 공단및 그 인근지역등에 설치,중소기업의
단기직접금융 이용에 따른 거래비용 절감을 도모하는 한편 보증중소기업
어음의 중개제를 조기에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은행수탁자금 운용과 관련,동 어음의 인수비율을 신규로 설정.운용하는등
직접금융과 간접금융간의 효율적인 연계도 생각해 봄직 하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이 장기직접금융을 이용할수 있는 제반 여건을
조속히 조성,미국이나 일본의 제2장외시장에서와 같이 우리나라의
장외자본시장을 크게 활성화시켜 나가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1일자).